• 검색

"아, 옛날이여"…주류 업계, '이익 급감'에 골머리

  • 2024.04.16(화) 07:00

엔데믹 효과 없어…매출·이익 모두 부진
신제품 출시에 마케팅비 급증 영향도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주류업계의 실적은 참담했다. 매출은 전년 수준을 간신히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종식으로 반등을 기대했던 기업들로서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긴 장마와 잇단 폭우로 성수기인 여름 시즌 매출이 좋지 않았던데다, 대형 신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 핑계도 못 대고

지난해 주류업계는 '실적 점프'를 기대했다. 길고길었던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며 반토막난 유흥 시장 매출이 돌아올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발맞춰 대형 신제품 출시도 이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맥주 '켈리'를 출시했고 롯데칠성음료도 '크러시'를 내놨다. 오비맥주도 2020년 출시한 '한맥'을 전면 리뉴얼하며 본격적인 제품 띄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 2조5202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906억원에서 1239억원으로 35% 줄었다. 켈리 출시로 기대했던 맥주 매출은 7302억원에서 8233억원으로 1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11억원에서 7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주류 3사 연간 실적 변화/그래픽=비즈워치

같은 기간 롯데칠성 주류 부문 역시 매출은 8122억원에서 8388억원으로 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도 428억원에서 342억원으로 20.1% 줄었다. 2022년 출시한 '새로'가 소주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맥주와 와인, OEM 맥주가 크게 부진햇다. 

오비맥주는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뒷걸음질쳤다. 2022년 매출은 1조5601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618억원에서 2348억원으로 35.1% 줄었다.

엔데믹<불황

주류업계는 엔데믹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불황' 여파가 더 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임금 증가율은 -1.1%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질임금이 2년 연속 뒷걸음질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긴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기대했던 유흥시장의 활성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어졌던 원재료비 상승 기조는 계속 유지되면서 실적 개선을 가로막았다. 오비맥주의 경우 매출이 거의 제자리걸음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11.7% 늘었다. 이에 원가율도 41.0%에서 46.2%로 치솟았다. 2021년부터 맥아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엔데믹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영업이익 악화로 돌아왔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신제품 맥주 켈리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올해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을 맞아 테라와 켈리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사용한 광고선전비는 245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늘었다. 하지만 켈리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맥주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오비맥주 역시 2020년 출시한 세컨드 맥주 브랜드 '한맥'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3월 전면 리뉴얼을 진행하고 광고 모델도 배우 겸 가수 수지로 교체하는 등 비용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한맥이 4년째 시장 안착에 실패하면서 '카스 전문 기업'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엔 다를까

올해엔 3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도 쏟아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노린다. 소주 부문에서도 도수를 15.5도로 낮춘 '진로 골드'를 새로 내놨다. 새로에 내준 저도수 소주 콘셉트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올해에도 한맥 살리기에 집중한다. 이달 초에는 한맥 생맥주를 리뉴얼한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생'을 선보였다. 현재 100여 개 정도인 한맥 생맥주 취급 업소를 연말까지 10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리뉴얼에 나선 한맥 생맥주/사진제공=오비맥주

롯데칠성은 소주와 맥주 모두 바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소주 부문에서는 2022년 출시 이후 소주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새로의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최근엔 12도의 저도수 과일소주 '새로 살구'를 선보이며 '믹솔로지' 트렌드까지 챙겼다. 맥주 부문에서는 지난해 말 출시한 '크러시'가 클라우드를 대체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등 비용 증가 부담, 엔데믹 전환 이후 전년 대비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비 증액, 긴 장마와 여름철 폭우 등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좋지 못했다"며 "올해엔 신제품 출시, 마케팅 강화로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