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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 리노베이션 경쟁…'고급화'에 집중

  • 2024.06.21(금) 15:11

'경유지'서 '목적지' 된 호텔업계
노후화한 시설 개보수 및 현대화
투숙객 니즈 맞춰 고급화 필요성 커져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야외 수영장. / 사진=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호텔업계가 최근 리노베이션에 한창이다. 주로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호텔들이 시설을 전면 개보수하거나 일부 시설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노후화 한 시설을 재정비하는 한편 최근 더욱 고급화, 다양화 하는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호텔 업그레이드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약 10개월간의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29일 재개관 했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2003년 제주 동남부 해안가에 문을 연 리조트다. 지난해 7월 개관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보수에 들어갔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측은 "20년 전에는 3대 가족이나 친인척들과 함께 와서 객실에서 '숙식'하는 것이 리조트 이용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었다"며 "이제는 인구 구성과 라이프 스타일, 여행 패턴 등이 변화하면서 리조트나 숙소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게 달라져 전면 개보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리조트 자체가 휴양의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했다. 모든 객실은 기존 주방 공간을 최소화 했고 거실과 침실 공간을 확대, 분리시켜 스위트급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본 객실의 실평수는 일반적인 호텔 스위트룸 크기와 비슷한 63m²로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수영장도 사계절 온수풀로 변경했다. 스시 오마카세 레스토랑을 새롭게 열었고, 라운지 카페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바꾸는 등 F&B(식음) 시설도 리뉴얼했다. 투숙객들이 리조트에서 휴식하며 재충전할 수 있는 웰니스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스튜디오 디럭스 객실. / 사진=임피리얼 팰리스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도 개보수를 마치고 지난 5일 재개장 했다. 이 호텔은 1989년 '호텔 아미가'라는 이름으로 서울 강남구에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아 지난 2022년 1월 무기한 휴관에 들어갔다.

약 2년 5개월 여만의 재개관에 앞서 호텔은 지난해부터 전면 개보수를 진행했다. 호텔 측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레저 고객과 '워케이션(직장인이 원하는 곳에서 일하면서 휴가를 보내는 업무 형태)'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고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규모 리노베이션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재개관한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은 기존 405개의 객실을 314개로 줄이면서 각 객실의 면적을 확대했다. 넓은 객실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특히 장기 투숙객을 겨냥해 90개의 '서비스드 레지던스' 객실을 새롭게 만들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말한다.

또 호텔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장기 레지던스 객실 투숙객을 위한 프리미어 라운지도 추가로 열었다. 기존 뷔페 외에도 카페, 중식당, 일식당, 바 등의 식음시설도 새롭게 선보인다.

현대화·차별화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스탠다드 객실 전체를 리뉴얼해 지난 4월 오픈했다. 이 호텔은 2002년 개관했고, 2015년 전반적인 시설에 대한 리노베이션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한식당을 재정비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가장 수가 많은 스탠다드 객실을 손봤다.

스탠다드 객실은 호텔의 기본 객실이다. 메이필드 호텔은 객실 인테리어를 보다 현대적인 스타일로 꾸몄다. 일부 트윈 객실에는 1인용 욕조도 추가했다. 특히 김포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만큼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일본인 고객들을 위한 신규 패키지도 선보였다.

파르나스호텔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전면 리모델링을 위해 오는 7월 1일부로 영업을 종료한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지난 1999년 개관했다.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국내외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서비스와 시설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재개관은 오는 2025년 하반기로 예정하고 있다. 리모델링에는 약 1000억원을 투입한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스탠다드 더블 객실. / 사진=메이필드호텔

특히 리모델링 후 호텔의 브랜드와 이름도 바꾼다. 파르나스호텔은 코엑스에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외에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도 운영하고 있다. 두 호텔 모두 IHG그룹의 인터컨티넨탈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데다 위치가 비슷하다.

파르나스 호텔은 두 호텔의 차별화를 위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브랜드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웨스틴'으로 변경한다. 새로운 호텔은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라는 이름을 달고 웰니스 가치에 집중한 호텔로 바뀔 예정이다. 호텔의 소유와 운영권은 파르나스호텔이 그대로 가진다.

호텔업체들이 이처럼 시설 개보수에 집중하는 것은 경쟁력을 보다 높이기 위해서다. 오래된 호텔일수록 시설은 물론 호텔 이미지도 노후화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엔데믹 이후 최근까지 국내 관광시장이 급격히 회복하면서 호텔 수요가 커지자 경쟁 신축호텔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호텔 입장에서는 새로운 호텔과 경쟁하기 위해 객실과 시설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투숙객들의 인식과 니즈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호텔의 리노베이션 경쟁에 불을 붙였다. 이전에는 호텔이 여행 중 단순히 숙박을 위해 머무는 곳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호캉스'가 유행하며 호텔 자체가 목적지가 되는 경우가 늘었다. 투숙객들이 호텔 내에서 머무는 시간도 길어졌고, 스위트 타입의 객실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5성 특급호텔에서 주로 제공했던 객실, 서비스들이 호텔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투숙객들의 니즈가 점차 고급화 하고 있어 이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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