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15 1H]②집토끼 단속 어려워진 삼성화재

  • 2015.08.05(수) 15:59

하반기 주요 손보사들 또 한번 전환점에
메리츠화재 순항·KB손보 재도약도 주목

올 연말엔 과연 누가 웃을까? 올 하반기는 주요 손보사들에 여러모로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계열사 리스크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계열사 일반보험 물량 줄이기가 더 확산하면 타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오는 10월 새롭게 선보이는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도 자동차보험 시장을 위주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용범 사장 취임 후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깜짝 실적을 내면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이제 연속성을 입증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KB금융으로 피인수 과정에서 잔뜩 움츠렸던 KB손보의 재도약 여부도 관심사다.

◇ 삼성화재, 계열사 리스크 이제부터

 

▲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삼성화재의 올 2분기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제일모직 화재 사고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진짜 계열사 리스크는 이제부터다.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화재 손해보험 가입금액을 기존 1258억 원에서 494억 원으로 60% 넘게 줄였다.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리스크를 전면 재진단해 보험 조건을 개선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엔 보험 조건 개선이지만 삼성화재엔 개악이다. 조건이 개선되는 만큼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이런 흐름이 삼성전자에 그치지 않고 다른 계열사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현재 삼성화재의 일반보험 가운데 계열사 매출 비중은 40%, 손익 기여도는 절반에 달한다. 다른 계열사들이 삼성전자처럼 보험 가입 금액을 줄이면 삼성화재 일반보험 수익이 20~30%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오는 10월 출범을 약속한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도 삼성화재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올 상반기 현재 삼성화재의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25%에 달한다. 올해만 점유율을 3.4%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이 와중에 사실상 완전 경쟁체제인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이 출범하면 2위권 보험사들의 추격이 더 거세질 수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슈퍼마켓이 출범하면 2위권사들이 가격 경쟁에서 다른 스탠스를 취할 수 있어 삼성화재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메리츠화재, 계속 순항할까

메리츠화재가 계속 순항할 지도 관심사다. 메리츠화재는 올 1분기 대규모 구조조정에 이어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올 초 취임한 김용범 체제가 안착하고 있다. 특히 ‘빅5’ 가운데 원수보험료가 가장 많이 늘었으면서도 비용은 가장 잘 관리했다.

특히 자산운용 수익률이 압권이다. 메리츠화재의 2분기 수익률은 4.2%, 상반기 통틀어선 4.9%를 기록해 주로 3%대에 머문 다른 손보사들을 크게 앞질렀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이일드 펀드를 통한 IPO 투자 등으로 47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냈다”면서 “특히 메리츠자산운용에 위탁한 성과형 자산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우려의 시각이 일부 남아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증가가 사업비 부담이 크고, 손해율이 불안정한 독립대리점(GA) 채널에 기반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공격적인 상품 라인은 사업비 부담과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이 교체되면서 투자이익률의 성과가 양호하다”면서도 “위험자산 선호의 결과인지 또 지속 가능한 부분인지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KB손보, 재도약 여부도 주목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과 김병헌 KB손해보험 사장이 KB손보 출범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올 하반기엔 KB손보의 재도약 여부도 주목할만하다. KB손보는 KB금융 피인수 과정에서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올 2분기만 보더라도 매출은 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순이익 측면에선 메리츠화재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미국 법인의 보수적인 손해액 적립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가장 크긴 하지만 손해율과 합산비율도 가장 좋지 않았다.

다만 이제 KB금융그룹 편입이 확정된 만큼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KB금융의 브랜드와 고객 기반, 1000개가 넘는 KB국민은행의 점포망은 KB손보의 재도약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KB손보의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구조적 개선을 위한 노력과 빅배쓰(Big Bath)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