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ING생명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은행 인수에 실패한 후 3년만에 재도전이다.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차이나라이프와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안방보험, 푸싱그룹 등 중국계 자본과의 경쟁이 전망된다.
▲ ING생명 |
◇ 교보생명 3년 만 재도전…중국계도 가세
교보생명은 24일부터 진행한 ING생명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 2013년 ING생명이 매각될 당시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3년 만의 재도전이다.
애초 생명보험업계에선 이번 매각에 자본이 풍부한 중국계 금융사들만 참여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국내 금융사의 경우 영업 환경 악화와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문제 등으로 여력이 부족하다는 전망이었다.
교보생명이 예상을 깨고 인수전에 참여함에 따라 국내 대형 보험사와 중국계 자본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교보생명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산 기준으로 국내 생명보험 업계 2위로 올라간다. 반대로 중국계 금융사가 ING생명을 인수하면 국내 보험업계의 중국 자본 바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 예비입찰 일단 흥행, 본입찰 참여는 '미지수'
◇ 예비입찰 일단 흥행, 본입찰 참여는 '미지수'
다만 보험업계에선 교보생명이 실제로 ING생명을 인수하기 위한 본입찰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많다. ING생명의 매각가는 2~3조원으로 예상되는데, 교보생명의 투자 여력이 그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기준으로 교보생명의 투자 여력은 1조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교보생명은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ING생명을 인수할 수 있다.
보험업법은 국내 보험사가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과 주식을 소유할 때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두 가지 조건 중 더 작은 금액으로 투자 한도를 정한다. 교보생명은 총자산의 3%인 약 2조6000억원 중 9000억원가량을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에 투자했다.
ING생명 자체의 추가 자본확충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잠재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KB금융그룹의 경우 이런 부담을 고려해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장 예비입찰은 교보생명의 참여로 흥행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전은 특히 중국계 자본의 국내 보험업계 진출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 교보생명의 본입찰 참여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