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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재난소득 쓰는 건 복불복?

  • 2020.04.24(금) 19:46

사용처 구분없고 결제확인 문자도 제각각
떨떠름한 카드사 "수익성 낮은 사업이라…"

"재난소득 쓸 수 있다고 해서 미리 등록해 놓은 제 카드 썼는데 나중에 보니 제 돈으로 결제가 됐네요. 카드 쓸 때마다 재난소득으로 결제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쓸 때마다 마음을 졸입니다."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양 모씨(35)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용카드로 재난기본소득을 사용할 때마다 꺼림칙한 기분을 느낀다고 했다. 재난기본소득에서 빠져나갈 줄 알고 결제를 했는데 다음 달 본인 카드대금에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지급한 재난기본소득은 연매출 10억원 미만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10억원이 넘는 곳에서도 결제를 할 수 있지만, 이때는 재난기본소득에서 차감되지 않는다. 여느 때처럼 한 달 뒤 자신이 결제대금을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재난기본소득 사용처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자기 돈으로 카드대금을 치르게 된 주민들의 불만이 각 지자체 홈페이지와 지역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앞서 양 씨도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가 되는지를 번번이 온라인으로 확인해야 해 번거롭다"고 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이 모씨(46)는 "차감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자기 돈을 내야 한다면 누구나 황당하기 그지없을 것"이라며 "서울시 제로페이 가맹점처럼 스티커로 명확하게 표시해주면 시민들 불편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를 이용할 때마다 재난기본소득으로 결제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나마 불편이 덜하겠지만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있다.

어떤 카드사는 차감내역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결제와 동시에 보내는 반면 다른 카드사는 며칠 뒤에 보내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선 해당 결제가 재난기본소득의 차감대상인지 곧바로 알기 힘든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현재 재난기본소득 지급에는 전업계 카드사 8곳과 은행계 카드사 5곳 등 총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들 카드사와 계약을 맺을 때 결제일로부터 5일 이내에 1회 이상 결제액과 잔액정보를 표시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조건을 제시했다. 관련 비용은 개별 카드사가 부담한다.
 
하지만 카드사 형편이 제각각이라 문자 발송이 천차만별로 이뤄지고 있다. 신한, KB국민, 롯데카드 등은 서비스 차원에서 결제 건마다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삼성, 우리, 하나카드 등은 결제가 이뤄지고 며칠 뒤에 메시지를 제공한다. 어떤 카드는 확인이 되지만 어떤 카드는 확인이 늦다는 불평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본인 신용카드로 재난소득을 받을 수 없다면 당연히 다른 신용카드를 발급받게 될 것이고, 그러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관리 차원에서라도 (재난기본소득 사업에) 참여해야 했다"면서 "하지만 재난소득 가맹점 자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수익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카드사별로 서비스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24일 기준 지역화폐카드와 신용카드를 통해 재난기본소득을 온라인으로 접수한 신청자는 총 812만8276명이다. 경기도는 신용카드 재난기본소득 신청이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재난소득 지급 정책은 신속하게 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시행 단계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잡음이 사라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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