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은행업 인가를 받고 오는 9월 공식 출범한다. '포용'과 '혁신'을 비전으로 내세운 만큼 은행권에 새로운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토스혁신준비법인은 토스뱅크로 사명을 바꾸고 9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으로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략 통할까
토스뱅크의 출범과 함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금융위는 지난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전체 신용대출 중 30% 이상을 중‧저신용자(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에 취급할 것을 주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취지에 맞춰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라는 요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2023년까지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반면 토스뱅크는 출범 첫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30% 대로 정하고 2023년까지 3년간 절반 수준인 44%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사업 초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로 제시하긴 했지만 10% 수준에 머무른 기존 인터넷은행들과 달리 매우 높은 목표치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는 '1금융권이라는 은행의 문턱이 누군가에게는 왜 여전히 높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면서 "신용정보가 없어 대출을 받지 못했던 중·저신용자들에게 기존 시중은행이 제공하지 못했던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은행이나 특정 금융권에 한정되지 않은 다양한 대출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까지 접목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라며 "신용평가모형을 잘 만든다고 (목표) 숫자를 맞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과 시장 한도, 금리, 실행률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중·저신용자의 절반 정도는 고신용자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라고 말했다.
위험고객을 안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신용정보가 없어 시장이 중·저신용자로 바라볼 수밖에 없던 대상들을 다른 데이터를 활용해 위험하지 않은 여신 대상으로 전환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홍 대표는 "신용평가모델은 대출을 제공하기 위한 맨 앞단으로 대출 과정은 심사, 승인율, 한도, 금리 등이 합쳐져 이루어진다"라며 "실시간으로 부실률을 체크하는 등 리스크 관리 체계도 만들고 있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2000만 사용자 토스로 '원앱' 전략
토스뱅크는 기존 2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토스' 앱(app)을 통해 뱅킹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별도 앱 설치 등의 불편 없이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앱 개발이나 초기 마케팅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해 고객 혜택으로 돌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토스 가입자의 60%가 상대적으로 신용 이력이 부족한 MZ세대인 만큼 토스뱅크가 목표로 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가 클 것이란 점도 강점으로 지목된다.
토스 앱 실 이용자 수가 월평균 1100만 명에 이르는 만큼 기존 사용자들을 토스뱅크 사용자로 최대한 많이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홍 대표는 "원앱 전략으로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 대규모 트래픽, 보안 문제 등이 거론되는데 토스 앱을 운영해 오는 동안 안정적인 보안 체계를 갖춰왔다"면서 "토스 앱 자체에 문제가 생겨도 토스뱅크 서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뱅킹서비스에는 문제가 없으며, 당국 인가 심사에서도 이 부분들이 포함됐다"라고 설명했다.
토스증권, 토스페이먼트, 토스인슈어런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증권, 페이, 보험 등 여러 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시너지 서비스를 구성 모색하고 있다"라며 "기존에는 서비스 연결점이 약했으나 계열사들과 매일 만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고 토스뱅크 출범과 함께 선보일 서비스 영역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