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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vs 무보, 밥그릇 싸움이냐 해외수주냐

  • 2022.03.14(월) 06:10

[대외채무보증 논란]
무보 노조 "현 제도로 충분…허위사실이 정책 배경"
수은 노조 "해외 수주 경쟁력 강화 위해 필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노조가 갈등을 빚고 있다. 정부가 해외수주 확대 방안으로 수출입은행의 대외채무보증 여력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에 무역보험공사 노조가 반대하고 있어서다. 대외채무보증이 무엇이고 무역보험공사 노조가 반대하는 이유, 향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수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알아본다. [편집자]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정부가 지난해말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해외수주 지원 보완방안으로 수출입은행의 대외채무보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출입은행(수은)은 무역보험공사(무보) 당해 연도 보험인수 금액의 35%까지만 보증이 가능하고, 사업별로는 대출과 보증을 합산한 총 지원 금액의 50% 이상 보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총액과 사업내에서 수출입은행 보증 역할이 제한돼 있었던 셈이다.

이에 정부는 총액제한 비율을 기존 35%에서 50%를 상향하고, 총액기준은 무보 당해 연도 실적에서 무보의 3년 평균 실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지원 프로젝트별 보증과 대출의 탄력적 조합이 가능하도록 건별제한 적용이 배제되는 거래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프로젝트 대형화와 투자개발형 사업 확대 등 수주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지원 수요 대응을 위해서다. 수은과 무보의 긴밀한 사전협의로 금융지원규모 확대와 대출‧보증‧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 결합으로 금융지원조건 경쟁력 제고를 추진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무보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수은과 무보의 상위 기관인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도 참여해 결정된 사안인 만큼 무보가 직접 나서기보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을 대표한 노조가 나선 모양새다. 이는 협업 대상기관인 수은도 마찬가지다. 대외채무보증 확대 논란이 수은과 무보 노조의 싸움으로 번진 이유다.

무보 노조 "해외수주 무산? 허위다"

논란의 중심인 대외채무보증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 혹은 수주를 돕는 금융지원 중 하나다.

가령 해외 소재한 A은행이 국내 기업이 참여하려는 사업을 발주한 B기업(혹은 정부)에게 보증부 대출을 해줄 때, B기업 채무불이행(돈을 갚지 않으면)시 A은행의 대출금을 국내 금융기관(수출입은행)이 상환해줄 것을 보증해주는 내용이다.

이 때 대출 차주가 국내에 있으면 대내채무보증, 해외에 소재할 경우에는 대외채무보증에 해당한다.

무보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정부 정책 결정 배경이 된 해외수주 무산 사례가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재부는 남아프리카 화력발전소와 콜롬비아 메트로 공사, 베트남 북남 고속도로와 필리핀 태양광발전 에너지저장장치 사업 등이 금융지원 제약으로 수주에 실패한 사례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무보 노조 관계자는 "필요한 제도개선이라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정책 결정 근거가 된 사례 자체가 허위 정보였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제도로 충분히 금융지원이 가능한데 그들(수은) 실적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의 무산 사례 프로젝트에 포함됐던 해당 기업들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해당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금융지원 차질만의 이유는 아니다"라며 "자재 조달과 협력업체 진출을 비롯해 사업 파트너십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금융지원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전체적인 사업성 검토 결과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은 노조 "수주 경쟁력 위한 것…허위 아냐"

수출입은행 노조는 이번 정책에 대해 국가의 수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수은의 채무보증과 무보의 중장기보험은 서로 다른 상품으로, 발주처에 다양한 금융지원 선택지를 제공하면 국내 기업들의 수주 환경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는 게 수은 노조 주장이다.

수은 노조 관계자는 "보증과 보험은 일부 중복되는 시장도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상품으로 각자 차별적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과거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통해서도 보증에 대한 차별화된 수요가 있음을 확인한 바 있고, 대다수 수출 기업이 수은의 대외채무보증에 대한 차별화된 수요와 취급 지속 필요성을 지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무보 노조가 지적한 수주 무산 사례가 허위라는 주장에 대해선 수출 지원을 위한 담당자와의 협의내용과 객관적 증거 등을 토대로 했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이 현지통화 금융지원을 요청했지만 대외채무보증 법령상 제한으로 전액 보증이 불가능했고, 대안으로 대출 50% 이상과 통화스왑 등을 제시했으나 금융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경쟁력이 떨어져 입찰을 포기했다는 게 수은 노조의 설명이다.

수은 노조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는 정부 회의에서도 대외비로 다뤄졌는데 공개되면서 기업들도 난처한 입장일 것"이라며 "금융 옵션이 다양했다면 수주 경쟁력이 생겼을 것이고, 앞으로도 이 같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국내 기업에 더 많은 금융 지원을 제공하자는 게 대외채무보증 확대 취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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