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가칭)의 설립을 허가 받았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보험업계는 카카오손보 등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기존 디지털 보험사와 달리 카카오톡 등 카카오 플랫폼을 등에 업은 카카오손보가 보험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쉽게 가늠할 수 없어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영위를 허가했다.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 금융위에 디지털 손보사 설립 본인가 신청을 한 지 약 4개월만이다. 카카오손보는 총 보험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통신수단을 이용해 모집하는 디지털 보험사로 운영된다.
금융위는 "보험업법상 허가요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카카오손보가 자본금 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허가에 따라 카카오손보는 보증보험과 재보험을 제외한 모든 손해보험 종목을 취급한다. 자본금은 1000억원으로 카카오페이가 60% 카카오가 40%를 출자했다.
금융당국은 새롭게 설립되는 보험사가 소비자 편익을 높이면서 보험산업의 경쟁과 혁신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 사업자가 디지털 보험사로 본허가를 획득한 건 카카오손보가 처음이다.
기존 디지털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캐롯손해보험은 교보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기존 보험사가 설립한 것이다.
카카오손보는 이르면 9월 첫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밝힌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카카오손보는 출범 초기 여행자 보험, 휴대전화 파손보험, 반려동물(펫) 보험 등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고객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이후에는 다른 계열사인 카카오키즈, 카카오 모빌리티와 연계한 어린이 보험이나 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보험, 재보험외 전 종목을 운영할 수 있지만 초기인 만큼 단순한 상품에 주력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손보 설립을 이끌어 온 최세훈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환경에 맞춘 다양한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보사로서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사랑받는 금융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사실상 전 국민이 쓰고 있는 카카오톡 등 카카오 플랫폼을 앞세운 카카오손보의 등장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채널 강화와 함께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카카오손보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