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 할 업무는 과감히 버리고 산은(산업은행)만이 할 수 있는 핵심업무에 집중함으로써 효율성과 업무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2일 여의도 본점 대강당에서 가진 '2022년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지난달 7일 산은 수장으로 임명된 이후 처음으로 간부들을 전원소집한 자리였다.
워크숍에는 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본점 부서장, 국내·외 점포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전직원들에게도 실시간 생중계됐다. "직원들과 CEO(최고경영자) 경영철학과 조직운영방향을 공유한 첫 자리였다"는 게 산은 측 설명이다.
강 회장은 먼저 "기업활력 저하와 초고령화 가속화로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산은이 경제안보 대응, 혁신성장 지원, 디지털-그린-바이오 전환 투자 지원을 확대해 한국 경제의 산업 경쟁력 제고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산은이 먼저 움직이고 먼저 나아가자'는 뜻의 "무브 퍼스트! 무브 포워드!(Move first! Move forward!)"라는 경영철학 열쇳말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자"며 지금까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업무를 해오던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핵심업무를 선택해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워크숍에서 어떤 업무가 특정돼 거론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유연한 조직문화와 효율적인 업무환경, 공정한 인사시스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조직문화와 내부제도를 혁신해나가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강 회장은 우리 경제가 복합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금융·실물경제에서 유동성 경색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경으로는 △금리인상기 자산시장 급랭 △코로나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로 인한 절벽효과 △스타트업·벤처 투자 위축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에서의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최근 산업계 피해를 외면하는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의 손실이 더욱 확대되고 유동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경제위기 발생 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KDB 비상경제대응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행내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가동해 자금조달 및 자금공급 상황과 현안기업 경영정상화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은행 손익 및 리스크관리에도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