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세입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세출을 결정하는 정부 예산안 편성이 한창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년이 아니다. 당장 올해 들어올 것으로 예측한 세입예산부터 당초 예상을 크게 벗어나고 있다. 정부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많이 걷힌다.
가계부와 달리 국가예산은 세금이 더 많이 걷힌다고 해서 무작정 좋은 것은 아니다. 국가 예산은 세입과 세출,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 계획보다 더 걷으면 국민부담이 커지고, 감세와 증세 등 정책방향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추가경정예산 등 정치적인 재정활용의 방향도 달라진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재정운용동향'을 보면 올해 6월말 기준 국세수입과 세외수입 등 총 국가수입의 진도율은 전년동기 대비 2.6%p 증가한 54.9%다. 상반기 반환점을 절반으로 보면 예상했던 수입보다 4.9%p를 더 초과해서 걷었다.
특히 국세수입은 상반기 누적 진도율이 55%로 빠르다. 올 상반기 국세수입은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주요세목에서 모두 계획보다 빠르게 걷히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5조원이 많은 218조3000억원으로 기록됐다.
법인세가 예산대비 가장 많이 걷혔고,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초과세수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올해 6월말까지 법인세는 23조8000억원이 더 들어왔고, 소득세는 9조3000억원, 부가가치세는 4조원이 계획보다 초과해서 걷혔다.
역대 최고 2021년보다 2022년이 더 걷힌다2021년은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역대 최고로 더 많이 걷힌 해로 꼽힌다.
코로나 영향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역설적으로 정부 재정지출 확대와 경기 부양의 힘으로 국세는 예산보다 무려 29조8000억원이나 많은 314조3000억원이 걷혔다. 예산이 100%라면 실적은 109.5%로 목표대비 9.5%p를 초과징수했다. 진도율과 초과세입액 모두 역대 최고다.
그런데 올해는 이보다도 세금이 더 잘 걷히고 있다.
올해 월별 국세수입 진도율을 보면 최근 5년간 월별 세수진도율 평균치는 물론, 진도율이 가팔랐던 2021년 대비로도 월등히 높은 진도율을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정부 세수입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정부 세수입 추계모델이나 경기 대응능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국회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대규모의 세수입 오차가 연이어 계속되면, 재정의 효율성과 정책 신뢰도를 저하하고, 재정건전성 및 재정의 경기 대응능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