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새벽(false dawn)'이라는 경제용어가 있다. 실상은 그렇지 않음에도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믿는 착시현상을 뜻한다. 미국 전 재무장관 래리 서머스가 지난 1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 직접 인용하면서 화제가 된 표현이기도 하다.
'가짜 새벽'의 함정에 빠지는 과정을 살펴보자. 시장에 참여하는 이들은 과잉된 정보 앞에서 매번 고민에 빠진다. 같은 지표를 두고도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경제의 예상 경로를 '희망적인 방향'으로 설계하려는 경향을 곧잘 보이는데, 여기서 확증편향이 발생한다. 본인의 입맛에 맞는 전망만을 취사선택하게 되고, 결국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게 되는 것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을 분석해온 안근모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행동 양상를 비판하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저서 ‘비욘드 더 크라이시스’를 출간했다. 그는 서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미래’가 아닌 ‘미래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깨닫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 책에는 매 페이지마다 보기 쉬운 그래프들이 수록돼 있다. 각 그래프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인플레이션과 금리, 달러와 환율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인해 어떻게 변하는지 알게 된다. 어느덧 일상이 되어버린(new normal) 경제위기의 실체를 살펴보며 경기 사이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저자는 1994년부터 기자생활을 시작해 주로 재정, 통화, 경제, 금융, 증권 분야를 취재해왔다. 1996년 한국은행 취재를 시작으로 'BOK워치', 'Fed워치'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을 심층분석했다. 현재는 국제경제 분석 전문매체 '글로벌모니터'의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그 외 저서로는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괴리를 분석한 '샤워실의 바보들' 등이 있다. [지은이 안근모/펴낸곳 어바웃어북/3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