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환차손 우려가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만기연장 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1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주요 은행들과 기업금융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 우려를 고려해 기업들의 외화 결제와 외화대출 만기의 탄력적 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같이 주문한 건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심화하면서 기업들이 외화결제 및 외화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안 가결 등 정치적 리스크 여파로 고공행진 하던 환율은 이날 미국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에는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중을 밝히면서 더욱 가파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감거래 마감가보다 17.1원 상승한 1453원으로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5년만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평소의 일정대로 외화를 결제하거나 외화 대출의 만기가 다가올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이 나서 이를 조정해 달라는 게 금융위의 요청사항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화결제 및 외화대출의 만기가 조정되는 경우 기업은 연말 높아진 환율로 외화를 마련할 필요가 없어짐에 따라 기업부담이 줄어들고 외환시장의 수급부담 완화와 환율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환 위원장은 이날 은행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들이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스트레스완충자본 도입 연기, 위험가중치 적용 기준 개선 등 은행의 건전성 부담을 줄여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엔 내년 업무계획 수립 시 실물결제 안정을 위한 역할을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