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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코텍, 제노스코 완전편입 무산…R&D 자금마련 '난관'

  • 2025.12.10(수) 10:00

발행 주식총수 확대 무산…외부 자금 조달 한계
재무 안정성 확보 위해 주주 설득·기술이전 관건

자회사 제네스코의 100% 완전 자회사화를 추진하려던 오스코텍의 계획이 무산되면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와 내년 신약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추가 재원 확보가 막힌 상황이 지속된다면 재무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주식 총수 제한에 재원 조달 '난관' 봉착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코텍은 지난 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현재 4000만주에서 5000만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찬성 47.8%, 반대 45.8%로, 주총 참석 주식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오스코텍은 당초 발행주식 총수 변경 후 유상증자를 통해 제노스코의 41% 지분을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흡수할 계획이었다. 현재 오스코텍은 제노스코 지분 5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1% 지분은 재무적투자자인 메리츠증권(20%), 김정근 오스코텍 전 대표의 아들 김성연 씨(13%), 유한양행(5%), 기타(3%) 등이 보유하고 있다. 

오스코텍과 제노스코는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초기 연구단계에서 공동 개발해 유한양행에 기술이전,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기술료와 판매로열티 수익을 분배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60%, 오스코텍, 제노스코는 각 20%의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가 보유한 렉라자의 가치 20%를 확보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일원화함으로써 R&D 투자를 효율적으로 재정비하고자 했다. 

올해 초 제노스코의 기업가치는 약 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오스코텍이 제노스코 지분 41%를 추가 확보하려면 약 2500억원이 필요했지만, 남은 발행 가능한 주식수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약 900억원 수준으로 부족했다. 오스코텍의 발행예정 주식총수 4000만주 가운데 약 96%가 소진된 상태이다. 이에 발행가능 주식총수를 늘려 유상증자를 추진, 제노스코 지분 인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해당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외부 자금 조달 경로가 막히게 됐다. 

오스코텍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9억원, 기타 금융자산이 약 940억원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대략 1100억~1200억원 수준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누적 결손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오스코텍의 이익잉여금은 올 3분기 기준 마이너스인 -1511억원으로, 지난해말 -1429억원보다 100억원가량 늘었다. 과거 증자를 통해 마련해 놓은 자금의 여유는 있으나 적자가 지속해서 쌓이면서 결손금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올해·내년 임상으로 대규모 R&D 비용 투입

무엇보다 올해와 내년에 본격 임상에 돌입하는 신약 파이프라인들로 대규모 R&D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스코텍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항암제 'OCT-598' 국내 임상1상을, 류마티스 관절염 및 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세비도플레닙'은 지난 9월 임상2상 승인을 받았다. 급성골수성백혈병 및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덴피본티닙'은 지난 5월 임상1상을 마치고 임상2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ADEL-Y01'는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자회사 제노스코도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GNS-3545의 1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았고, 표적단백질분해(TPD)와 분자접착제분해제(MGD) 기반 신약 초기 탐색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오스코텍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그래픽=비즈워치

임상 단계가 올라갈수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적자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임상 단계별로 투입되는 평균 비용은 △1상 약 100만~660만 달러(15억~97억원) △2상 약 700만~2000만 달러(103억~294억원) △3상 약 2000만~1억 달러(294억~1468억원) 이상에 달한다. 

두 회사가 올해와 내년 임상을 진행 중이거나 진입을 앞둔 임상시험은 1상 3개, 2상 2개다. 임상단계별 평균 비용의 중간값으로 계산했을 때 1상에 각 56억원(총 168억원), 2상에 각 153억원(총 306억원)으로 추산된다. 향후 계획된 임상만 고려해도 약 500억원의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스코텍의 최근 3년간(2022~2024년) 영업손실은 연 평균 약 213억원에 달한다. 올 1~3분기 오스코텍의 누적 영업손실은 93억원으로, 작년 동기 43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렇다 할 개선 없이 적자 기조가 오래가면 재무 상황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발행주식수 확대 재추진·추가 기술이전 '과제'

결국 오스코텍이 불안정한 재무 구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주를 설득해 발행주식 총수 확대를 재추진할 수밖에 없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처럼 신주 발행을 기반으로 한 외부 자금조달 통로가 막혀 있는 이상 임상 진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회사가 주주들에게 제노스코 완전 자회사화의 전략적 필요성과 증자 불가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보다 명확히 설명하고, 투명성을 높여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또 렉라자에 이은 차기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성과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도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을 위한 핵심 과제다. 오스코텍은 기술이전한 렉라자의 상용화를 통해 신약 개발 역량을 입증했다. ADEL-Y01, OCT-598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성사시킬 경우 재무 구조의 불안정성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비록 이번에 제노스코 완전 자회사를 위한 이번 임시주총 안건이 부결되었지만 찬성하는 주주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주주들과 소통을 통해 재추진 여부를 협의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방향이 회사와 주주가치에 가장 도움이 될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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