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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생명·화재 '승계 계좌' 열었다

  • 2014.10.28(화) 10:25

삼성생명, 화재 지분 각 0.1% 매입 추진
승계이전 금융당국 승인 '사전준비' 해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금융주력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비록 각 0.1%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금융주력 계열사 지분을 가진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삼성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취득을 위해 금융감독원에 법적검토를 질의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각 0.1%를 취득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상반기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모두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드는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삼성자산운용 지분 7.7%를 현금화했다. 세금 등을 공제한 금액은 252억원이다. 이 부회장은 이 자금을 활용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매입에 나섰다.

 

 

현행 규정상 보험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가 되거나,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되려는 주주는 처음 지분을 취득할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해선 언젠가는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20.76%를 상속받아야 한다. 아직 이 회장 지분의 승계시점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을 반드시 한번은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활용해 일종의 '승계 계좌'를 만들어 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자녀인 만큼 지분이 없다고 해도 광의의 특수관계인이라고 봐야 한다"며 "이번 절차는 그것을 공식화하는 과정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추가 취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삼성생명은 현재 이건희 회장 지분 외에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19.34%,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각각 4.68%, 2.1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이 최대주주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승계하고, 자신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의 지분을 합해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굳이 추가자금을 들여 삼성생명 지분을 늘여야 할 필요성은 떨어진다. 삼성 역시 "현재로선 지분을 추가 취득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 승계과정에서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만일 이건희 회장의 지분이 승계과정에서 이부진 사장이나 이서현 사장 등으로 분산될 경우 삼성생명 최대주주가 제일모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가 제일모직으로 변경되면 삼성생명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규제를 받게 된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20%이상으로 늘리거나 매각해야 한다. 현재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이 회장의 지분을 고스란히 승계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지만 지분이 분산될 경우를 대비해 삼성생명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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