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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개시..박삼구 회장 묘수는?

  • 2016.09.21(수) 16:12

우선매수청구권 보유 불구 '자금 부족'
금호홀딩스 등 계열사 차원 인수 가능성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이 시작되면서 다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의 기틀을 다진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 금호타이어 인수가 성사될 경우 과거 금호그룹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마찬가지로 금호타이어 역시 자금동원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해외기업들이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채권단 역시 입찰 참여자들을 확대하기 위해 실사비용 보전 등 당근도 제시한 상태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에서 다시 한번 묘수를 들고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 금호타이어 몸값 1조원대 전망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0일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방식은 과거 금호산업과 동일하다. 채권단이 보유한 42% 가량의 지분을 공개경쟁입찰에 붙여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후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오는 11월 예비입찰, 내년 1월 정도에 본입찰이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지분의 시가는 약 7500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1조원대에서 매각가격이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호타이어 역시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 본입찰에서 제시된 가장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박삼구 회장 등은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자금마련을 위해 과거에 보유하고 있던 금호타이어 지분을 모두 매각한 상태다. 채권단 보유지분을 인수해야 확실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 과정에서 입찰 참여자들이 적어 매각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 금호타이어 매각에서는 해외기업 등을 대상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에게는 실사비용을 보전해주겠다는 제안도 넣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2위 타이어업체고, 해외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동종업계에서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최근 공장설립 규제가 강화된 중국에 일찌감치 진출해 있는 만큼 현지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청구권 포기?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할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이 호반건설 단독응찰 후 유찰,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던 금호산업 사례처럼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들이 많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가열될 경우 박삼구 회장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금들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현재 예상처럼 1조원대 가격이 정해질 경우 부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은 계열사 등 제3자에게 양도할수도 없다.

 

이에따라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는 대신 계열사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이나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어 인수전에 직접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던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던 금호터미널을 매입한 후 합병을 통해 금호홀딩스를 출범시킨 것도 이같은 전략을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합병을 통해 금호홀딩스-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금호홀딩스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견고히 하는 동시에 유동성도 확보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경우 당초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상황을 극복하지 않았느냐"며 "인수의지나 자금여력 등을 감안할 경우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계열사 등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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