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개인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마쳤다. 그룹 재건에 '마침표'를 찍는 금호타이어 재인수 프로젝트를 위해 현재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최적화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박 회장은 객관적 금융 조건 수준에서 돈을 댈 재무적 투자자(FI)는 이미 확보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더 유리한 여건의 인수 구조와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기 위해 데 안간힘을 쓰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박 회장은 최근 채권단에 컨소시엄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허용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재계 및 투자금융(IB)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한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오는 13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가격은 9549억8100만원에 확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박 회장이 채권단 보유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Right of First Refusal)을 쥐고 있다. 채권단은 먼저 더블스타와 SPA 체결하지만 이후 3영업일 이내에 해당 계약 조건을 박 회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박 회장이 30일 이내에 '1원이라도 더 비싼 값에 사겠다'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의사를 밝히면 더블스타에 우선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다.
박 회장은 줄기차게 "금호타이어 인수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마무리"라며 인수의지를 강조해 왔다. 최근까지도 언론과 접촉 때마다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인수 자금 1조원을 확보했다", "도와주려는 곳이 여럿 있다"고 거듭 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달 말 개인 자본금 1억원으로 '금호인베스트(Kumho Invest Incorporation)'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등기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법인 설립 목적과 배경으로 '주식 지분 투자증권 및 채권 기타 자산에 대한 투자', '법령에 따라 허용되는 자금차입과 채무보증' 등을 올렸다.
박 회장측은 이 금호인베스트를 통해 투자를 받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 현재는 FI보다 재무적 부담이 적은 전략적투자자(SI)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투자자와 접촉 중인 상태로 관측된다. 채워야 하는 9550억원에 대한 투자자별 자금 규모와 상환 조건 등이 관건이다. 박 회장은 "충분히 얘기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박 회장은 최근 채권단측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안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회장은 재작년 금호산업을 재인수 할 때도 비슷한 방식을 동원했다. 새로 설립한 그룹 지주사 금호기업(현 금호홀딩스)에 직접 출자(1301억원) 및 백기사 유치를 하고, 이를 자산으로 다시 투자와 대출을 받아 7224억원의 인수자금을 해결했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이 금호타이어 인수에서도 가능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수자금 조달 방식은 채권단의 심사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박 회장이 제안한 컨소시엄을 통한 인수도 채권단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재무 상태를 다시 악화시킬 수 있는 무리한 상환조건 등이 끼어든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박 회장으로의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채권기관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