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조선업 장기 불황에 따른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서 1540억원이 깎였다. 증자에 나선지 한 달 반만이다.
6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현재 추진중인 2억4000만주 유상증자의 1차발행가격이 5870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증자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최대 자금한도가 1조4090억원으로 정해졌다.
삼성중공업 유상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공모 미달 주식이 발생하면 대표주관회사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을 비롯해 6개 증권사가 전량 인수(잔액인수 방식)하게 된다. 실권주 발생이 없는 까닭에, 조달 자금을 결정하는 유일한 변수가 주당 발행가라는 의미다.
신주배정기준일(3월8일)과 주주청약일(4월12~13일) 각각 3일 전(前)날인 3월5일과 4월9일을 기준일로 산출한 1, 2차발행가 중 더 낮은 값으로 최종발행가격은 정해진다. 할인율은 20%다.
이 중 1차발행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삼성중공업이 증자를 통해 최대한 당길 수 있는 자금의 한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1차가격보다 이후 2차가격이 아무리 높게 나와도 1차가격이 최종발행가격이 되는 까닭에, 이번 증자 자금이 많아봐야 1차가격 기준의 발행금액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
하지만 이번 1차가격은 올 1월26일 증자 이사회 결의 당시의 예정발행가(6510원) 보다 9.8%(640원) 낮다. 한 달 반만에 발행예정금액도 기존 1조5600억원보다 1540억원이 감소한 것.
1차발행가 산정을 앞두고 최근의 주가 흐름이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 증자 결의 전날 까지만 해도 9670원하던 주식 시세는 이후 8430원(2월13일 종가)까지 하락한 뒤 9180원(2월19일)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5일연속 하락세로 8240원(3월5일)으로까지 밀렸다.
이렇다보니 산정기준일로부터 ▲1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 1주일 가중산술평균주가, 기산일 종가의 산술평균값과 ▲기산일 종가 중 낮은 값으로 산출되는 기준주가가 증자 추진 이후 가장 낮은 최근 시세 8240원으로 결정된 것. 물론 이후 주가 하락 추세가 더 이어져 2차가격이 더 낮게 나온다면 공모금액은 더 축소된다.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자금운용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 삼성중공업은 당초 1조5600억원을 조달하면 이 중 972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예정이었다. 또 5910억원은 선박건조를 위한 자재 구매대금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