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가 지난 3월 민경집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 과정에서 눈가리고 아웅 식의 대처를 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
LG하우시스는 3월1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지 못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통과시킴.
이에 따라 사내이사중 한 명이었던 민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최근 흐름에 비춰볼 때 LG하우시스의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음.
실제 해당 안건은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반대로 특별결의요건(의결권의 3분의 2 동의)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찬성률 68.7%)에서 통과됐음.
문제는 LG하우시스가 주주총회 이후 민 대표의 이사회 의장 선임 사실을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것. 당시 회사측은 "의장 선임 사실을 알 수 없다", "아직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식으로 언론에 해명.
이 때문에 업계에선 LG하우시스가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에 부담을 느껴 주총 안건만 통과시키고 민 대표의 의장 선임은 뒤로 미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최근 LG하우시스가 공개한 '분기보고서'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보면 당시 해명이 꼼수였다는 걸 알 수 있음. LG하우시스가 주총 당일(3월14일) 이사회를 열고 민 대표를 만장일치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한 사실이 담겨있기 때문.
결국 2~3개월 뒤면 드러날 일을 주총과 이사회 당시 눈 앞의 어려움만 생각해 '잘 모른다', '아니다' 식으로 둘러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 일각에선 "다급해진 꿩이 풀숲에 머리를 처박고 몸뚱이는 내놓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대응이었다"며 촌평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