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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길어지는 부진…'이러다 3등 될라'

  • 2021.09.01(수) 16:27

[워치전망대] 한국타이어, 두자릿수 영업이익률
금호·넥센타이어, 흑자전환 불구 낮은 이익률
금호타이어, 부분 자본잠식…수익성도 뒤쳐져

지난 2분기 원자재 가격인상, 해운 대란, 반덤핑 관세 등 갖가지 악재를 겪은 타이어 3사가 엇갈린 성적표를 내놨다.

4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달리 나머지 두 곳(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데 실패했다.▷관련기사: '이익률 10% 지킨' 한국타이어, 가격 또 올린다

그중 금호타이어의 부진이 깊다. 적자의 늪에선 헤어나왔지만, 오랜 시간동안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타이어 업계를 강타한 삼재(三災)와는 별개로 경쟁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엔 넥센타이어보다 영업이익도 계속 밀리고 있다. 국내 타이어 2위 자리도 위태로워 보인다.

타이어3사, 악재 속 흑자 달성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지난 2분기 국내 타이어3사 모두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는 성공했다. 타이어 3사가 지난 2분기 기록한 매출은 2조945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7.2% 증가했다. 이 기간 합산 영업이익은 2108억원으로 작년 2분기 대비 1613.8% 급증했다. 3사 모두 글로벌 경기 회복세, 자동차 시장 호황 '바람'을 탄 것이다.

실적이 가장 좋았던 곳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다. 2분기 매출은 1조80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8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6.8% 늘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금호타이어는 지난 2분기 매출 63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35.5%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14억원으로 작년(-354억원)과 비교했을 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보였으나 영업이익률은 그렇지 못했다. 금호타이어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1.8%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9.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코로나 효과를 걷어낸 재작년 2분기(3.9%)와 비교하면 2.1%포인트 하락했다. 

넥센타이어의 지난 2분기 매출은 5055억원으로 전년보다 60.6% 늘었다. 영업이익은 이 기간 124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2분기(-224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넥센타이어도 코로나 이전의 영업이익률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금호타이어, 부진 가장 깊다

업계에선 경업환경이 나빴던 지난 2분기에 타이어 3사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타이어 원료인 고무 값이 올랐다.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선박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6월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기 미국 타이어 업계에 실질적 피해를 끼쳤다며 덤핑 판정을 내렸다. 반덤핑률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27.05%, 금호타이어 21.74%, 넥센타이어 14.72%로 산정됐다.

위기 속 돌파력은 달랐다.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다. 3사 매출과 영업이익 대부분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나왔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사 합산 매출의 61.3%, 영업이익은 88.7%를 차지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타이어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을 방어했고 유럽과 북미에서 실적을 개선하며 타이어 판매를 늘렸다. 아울러 BMW 프리미엄 고성능 브랜드 M라인업에 신차용 타이어(OE)와 폭스바겐·아우디 전기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시장망도 넓혔다. 

넥센타이어도 선방했다.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며 위기를 돌파했다. 넥센타이어 매출 대부분은 북미와 유럽에서 나온다. 과거엔 북미지역이 가장 큰 시장이었지만 최근 유럽에서 매출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최근 5년간 유럽 매출은 2017년 4396억원, 2018년 4956억원, 2019년 5492억원, 2020년 4681억원 2021년(상반기 기준) 3178억원이다. 작년 코로나 영향으로 실적이 삐끗한 걸 제외하곤 확대 기조다. 지난 상반기의 판매 추세가 이어진다면 유럽 지역에서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가장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 2분기 이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 439억원을 기록하며 7%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이후, 1%안팎에 머물러 있다.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금호타이어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19억원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이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주요시장인 국내에서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최근 5년간 국내 매출은 2017년 9711억원, 2018년 8906억원, 2019년 8412억원, 2020년 7555억원, 2021년(상반기 기준) 3564억원이다.

타이어 수요가 몰려 매출이 증가하는 하반기 업황을 고려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작년과 엇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시장에서의 부진은 전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금호타이어는 2012년 매출 4조706억원 이후, 매년 외형이 줄어들고 있다. 작년 매출은 2조1707억원으로 8년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났다.

내실도 나빠졌다. 금호타이어는 2017~2020년까지 4년간 영업손실을 냈다. 이 기간 동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넥센타이어가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업황이 나빴던 건 아니다. 금호타이어만 나홀로 후진한 것이다.

장기화된 부진에 금호타이어는 현재 자본잠식상태에 빠져있다. 자본총계(1조1673억원)가 자본금(1조4363억원)보다 적어진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장기화된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금호타이어에겐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라며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추세인 만큼 시장 다각화와 향후 시장을 주름 잡을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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