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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센싱·고정밀카메라 난제 이곳서 해결했다

  • 2022.07.24(일) 12:00

'자동차의 눈' 밝히는 광기술원 가보니
국내 유일 광융합기술 전문 연구소

한국광기술원의 도로 조명 및 야간 환경 테스트베드 /사진=김동훈 기자

[광주=김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에도 자동차 조명을 테스트하는 시설이 있는데, 자동차 위주입니다. 그러나 이 시설은 야간 도로 환경까지 구현해서 자동차와 도로 조명을 함께 테스트할 수 있죠." 

거대한 암실에서 모빌리티 조명 테스트

지난 22일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과기로에 있는 한국광기술원 'LED 조명실증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에 있는 '도로 조명 및 야간 환경 테스트베드'는 길이 120m, 너비 45m, 높이 15m 정도의 넓은 공간 전체가 검은색이다. 야간 실외 조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암실로 구성한 것이다. 

송상빈 한국광기술원 조명·에너지연구본부장은 "야간 환경에서도 도로 인프라와 자동차 조명 장치의 밝기, 성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라며 "자동차 조명, 신호등화 장치, 가로등, 신호등, 도로안전표지 등 모빌리티 관련 기기의 성능과 신뢰성을 실증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암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설이 없을 때는 주로 시뮬레이션으로 데이터를 파악한 까닭에 오차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각종 제품의 야간 환경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어 기업들의 신시장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송상빈 본부장은 "최근에는 안개 효과를 주고 조명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하기 어려운 테스트를 진행해 사업을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설 등을 기반으로 광기술원은 차량 전방의 600미터 이상까지 고광도 빔을 비추는 '레이저·LED 하이브리드 헤드램프'를 상용화했다. 상대방 운전자의 시야 방해를 최소화하면서 먼 거리 시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야간 환경에서도 고정 객체·도로 상황을 인식하는 '저조도 영상변환 기술'도 개발했다. 주야간 모든 환경에서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등 자율주행차에서 요구되는 난제 중 하나를 해결한 것이라고 기술원은 설명했다.

자동차용 3D 리어램프도 기술원이 선보인 제품이다. 미러 터널 방식을 적용해 입체적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디자인 감성도 확보했다. 

한국광기술원이 선보인 레이저·LED 하이브리드 램프 /사진=김동훈 기자

하얀 곳에선 전자파 테스트

이번엔 온통 하얀색인 공간으로 이동했다.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의 전자파가 다른 전자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10M 무반사 전자파 챔버'다. 실험에 방해가 되는 주변 전자파를 차단하기 위해 스티로폼들로 특수 디자인했다. 하얀색 네모 스티로폼 하부엔 뾰족하고 검은 스티로폼이 숨어 있다.

챔버의 크기는 가로 21m, 세로 12.5, 높이는 9m이며, 내부에선 10m 거리 환경을 측정할 수 있다. 최대 5톤 트럭까지 챔버 내부에 진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송상빈 본부장은 "자동차 전장 부품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의 전자파 간섭, 내성을 실험하는 설비"라며 "가정, 산업용 전자기기뿐 아니라 조명, 차량 및 방산용 전기전자기기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광기술원의 10M 무반사 전자파 챔버 /사진=김동훈 기자

알루미늄 색의 촉수 같은 것들이 날카롭게 뻗어 있어 다소 무서운 인상의 장비도 있었다. '모래·미세먼지 환경 재현 테스트 베드'다. 장비명 그대로 모래나 먼지에 대한 자동차, 조명, 광융합 제품의 신뢰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장비는 최대 풍속 29m/s의 환경을 구현하는 등 사막·건조 기후 국가에서 사용할 제품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해당 지역 수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특수한 환경을 구현한 까닭에 국방용 제품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한국광기술원이 보유한 모래·미세먼지 환경 재현 테스트 베드 /사진=김동훈 기자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 '집중'

이처럼 다채로운 시설 환경을 갖춘 한국광기술원은 국내 유일의 '광융합기술 전문연구소'다.

2001년 설립 이후 광소재 부품을 비롯해 메타버스, 탄소중립, 우주·국방, 미래차 분야 등 5대 분야에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왔다.

현재 3000만원 이상 고가장비 687대, 101개 실험실, 클린룸 7곳을 보유하고 지식재산권 1200건 가량을 등록했다. 기술 이전 규모도 450건이 넘는다.

특히 자율주행차 관련 인지센싱, 정밀계측, 고정밀 카메라, 감성인지 융합조명, 고출력 레이저 가공 기술 등을 고도화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은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등 초정밀, 초지능, 초연결 기술의 집약체로 패러다임이 변모하고 있다"며 "특히 광융합기술 중요성이 점점 더해지고 있으므로 기업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도록 시험생산·인증·기술이전 등 다각적 지원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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