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저소득 국가' 바이오 인력 양성, 이득인 이유

  • 2022.07.29(금) 06:30

중‧저소득 국가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 지정
'개도국 의약품 수출'에 부정적 우려도
글로벌 기업 국내 투자·거점 마련 등 이점 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국내 및 중·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교육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GC녹십자 등은 최근 중‧저소득 국가에서 온 20~30명의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연구 및 생산시설 견학을 진행했는데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교육기관을 맡았습니다.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백신 보급에 어려움을 겪은 중‧저소득 국가들의 바이오의약품 제조생산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WHO의 프로젝트입니다.

교육기관을 맡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GC녹십자 등 5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과 한국법인 글로벌 기업 2곳 등 총 7곳입니다. 오는 29일까지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관련 교육을 진행합니다. 교육 대상은 총 25개 중·저소득 국가에서 온 106명의 생산인력과 국내 교육생 32명이고요.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최근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나 현재 개발 진행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후발주자입니다. 이에 아직 백신 보급이 원활하지 않은 개발도상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달 국산 코로나 백신 1호로 허가 받은 '스카이코비원'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런데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 5월 개도국에 한해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잠정 합의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백신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앞으로 5년간 해당 국가들은 특허권자, 즉 코로나 백신 개발 기업들의 허가 없이도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건데요. 개도국들이 바이오 인력양성 교육을 통해 백신 생산 역량을 키우면 자체적으로 모더나, 화이자, 노바백스 등 모든 코로나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결국 개도국 입장에서 국산 코로나 백신을 수입할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죠.

다만 국내 기업들은 당장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개도국들은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술뿐만 아니라 설비 등 공장이 없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기술을 배우더라도 생산 및 제조시설을 짓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따라서 당장 자체 백신을 생산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우리나라가 중‧저소득 국가 대상으로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는 건 긍정적인 면이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바이오 인력양성의 중심지가 되면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설비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국내에 투자하도록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습니다. 또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국내 기업의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진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은 대부분 국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합성의약품의 경우 베트남 등 개도국에 공장을 두기도 합니다.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입니다. 그런데 합성의약품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생산공정이 까다로워 현지에서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인력들을 해외로 배치시켜야 하는데 국내에서도 바이오의약품 전문인력들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여의치가 않습니다. 인건비를 통한 비용 절감도 할 수 없고요. 백신과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국내에서 완제의약품을 제조 및 생산해 수출하는 곳이 대부분인 이유입니다. 

개도국에 바이오의약품의 생산기술 역량을 갖춘 현지 전문인력들이 포진해 있다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현지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짓고 글로벌 진출 거점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국내 보다 값싼 인건비로 비용절감도 할 수 있게 되고요. 개도국에 바이오의약품 생산인력을 양성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에게도 이점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은 2021년 기준으로 연간 60만리터를 넘어섰습니다. 세계 2위 수준입니다. 대기업들까지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들면서 생산역량은 더욱 커질 전망인데요.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서 자리를 잡으면 조만간 전 세계 바이오산업을 이끌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naver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