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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허가 국산 항암 신약 '전무'…다음 도전 주자는

  • 2022.11.29(화) 13:43

HLB '리보세라닙'·유한양행 '렉라자' 등 차기 FDA 도전 유력
"자금난에도 신약 개발 '집중'…정부 유동성 지원 등 필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미약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이 미국 허가에 고배를 마시면서 또 한 번 FDA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아직 국내 기업이 항암제 분야에서 FDA 승인을 받은 사례는 없고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도 FDA 허가 문턱에서 좌절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항암신약 분야는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우수한 글로벌 임상결과를 토대로 FDA의 문을 두드릴 준비에 한창이어서 FDA 허가 문턱을 넘는 국산 항암 신약도 조만간 탄생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HLB, 선낭암·간암 등 글로벌 임상서 우수 효과 확인

가장 먼저 한미약품의 도전을 이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HLB(에이치엘비)가 유력하다. HLB는 지난 6월 미국암학회(ASCO)에서 악성 침샘암인 선양낭성암 1차 치료제에 대한 미국, 한국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9월 유럽암학회(ESMO)에서는 미국, 유럽, 중국 등 13개국에서 진행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선낭암은 현재까지 신약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전무한 분야다. HLB는 2상 결과로 도출된 높은 반응률과 환자에 대한 치료 이점을 토대로 FDA의 허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FDA는 포지오티닙에 대해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엔허투' 대비 △반응 지속 기간 부족 △효능 대비 높은 이상반응 발생 등을 지적한 바 있다. 반면 아직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외 치료방안이 없는 선낭암의 경우 리보세라닙의 치료 이점을 효과적으로 어필할 경우 승인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간암 부문에서도 FDA 허가에 기대를 모은다. HLB가 ESMO에서 발표한 항PD-1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의 글로벌 병용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환자 생존기간(OS)은 22.1개월로 대조군인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 단독요법이 15.2개월인 것과 비교해 사망 위험이 38% 낮았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역시 리보세라닙 병용이 5.6개월, 소라페닙 단독이 3.7개월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도 48% 낮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지역·발병원인에 상관없이 환자의 사망이나 중증진행 위험비(HR)를 40~50% 가량 낮춰줘 높은 치료 이점을 입증했다. 앞서 임핀지와 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넥사바와의 대조 임상3상 결과를 통해 지난 5월 FDA 허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하면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도 FDA 허가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HLB는 선낭암, 간암에 대한 FDA 신약허가 신청(NDA)을 위해 현재 데이터 분석과 NDA 제출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유한양행 '렉라자'도 내년 FDA 허가 전망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도 내년에 FDA 허가 신청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는 얀센 바이오테크사에 지난 2018년 11월 기술수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국내에서는 국산 신약 31호로 지난해 1월 허가받았다. 

렉라자는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폐암 1차 치료제인 ‘이레사(성분명 이레사)’ 보다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55% 감소시키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고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임상 등 주요 글로벌 임상 3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얀센은 내년에 글로벌 병용 임상 3상이 종료되면 FDA의 신속승인제도(패스트트랙)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 중인 'SKL27969', 보령의 'BR101801', 일동홀딩스 자회사인 아이디언스의 '베나다파립(IDX-1197)',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아이발티노스타트' 등 항암 신약 후보물질들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고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 1위 '미국'…FDA 도전 지속

최근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항암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술수출 규모는 지난 2018년 5조원 대에서 지난해 13조원 대로 성장했다. 반면 올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는 지난 11월 24일 기준으로 4년 전보다 낮은 4조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암 신약 개발과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시장성이 높고 아직 정복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1840억 달러(한화 약 245조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FDA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다. 아울러 암 분야는 암 세포의 변이와 항암제 내성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시장이다.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바이오기업들이 자금이 돌지 않는 유동성 경색으로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며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유동성 지원과 함께 기업들이 기술수출과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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