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이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취항지를 늘리고 항공기 도입을 추진하면서 거점지인 양양국제공항에까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채용 소식도 예상되고 있다. 공격적으로 몸집을 불려 실적 개선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항공기 날자 코로나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 항공 불모지였던 강원도에 처음 둥지를 튼 국내 최초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 관광융합 항공사)다. 강원도 관광 연계형 상품으로 차별화를 두겠다는 복안이었다. 국내 여행객이 주를 이뤘던 강원도에 외국인 관광객이 유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강원도 차원에서도 플라이강원을 통한 중국, 동남아시아발 여행 수요를 점쳤다.
통상 항공사들이 첫 취항을 개시하는 건 창립 후 1~2년 안이다. 플라이강원의 경우 3년 반이 걸렸다.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운송사업 승인이 계속 반려된 탓이었다. 2019년 11월 어렵게 국내선부터 운항을 시작했는데 3개월 뒤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다. 흑자 전환은 꿈 같은 얘기였다. 임직원 임금 지급이 늦어지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중국 들어간다…2년 연속 신입 채용
분위기가 반전된 건 올해 들어서다. 특히 이달 7일 한국 여행 수요가 많은 중국에서 경영허가를 받아내면서 사상 최대 규모로 노선 운영을 하게 됐다. 규모의 경제가 통용되는 대표적인 업계가 바로 항공이다. 상반기 중 안정성 검토까지 마치고 나면 오는 7월께 양양~베이징 노선부터 순차 운항(이후 장춘, 상하이, 청두, 웨이하이, 하이커우)하게 된다. 중국 항공당국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허가를 내준 건 플라이강원이 처음이다.
항공기(여객기)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A330과 B737 2대를 연내 들여올 예정이다. 스케줄이 대폭 늘어난 국제선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이강원은 현재 항공기 3대만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운영 중이다. 항공사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려면 항공기 8~9대는 보유해야한다.
항공기 추가 계약 또한 점쳐지고 있다. 예상대로 투자금이 유치된다는 조건 하에서다. 최근 매물로 나온 플라이강원은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달께 투자금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플라이강원 현 대주주는 주원석 대표(설립자)와 관계사 아윰으로 총 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 대표는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신규 투자를 받기 위한 절차를 준비해왔다.
항공기 인도에 따른 채용도 연내 진행할 예정이다. 규모는 객실승무원 등 80여 명이 예상된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총 100명 규모를 신규 채용했다. 입사를 마친 신입들은 국내선과 국제선 비행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연내 화물터미널 착공
화물 사업도 순항 중이다. 플라이강원은 국내·외 화물운송면허를 취득한 지 1년 2개월 만인 이번 주 초 국제선(양양~타이베이) 화물 운송을 개시했다. 양양에서 타이베이로 들어가는 화물이 대부분인데 많게는 한 번에 20톤 이상의 화물을 옮긴다. 플라이강원은 화물총대리점(GSA)을 통해 2년 치 물량 계약을 마쳤다.
올해는 양양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착공에 돌입한다. 내년이면 물류창고 구축도 가능할 전망이다. 양양국제공항이 위치한 강원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물류창고 보유량이 최하위 수준으로, 이번 플라이강원의 화물 사업이 톡톡한 역할을 해낼 전망이다.
관건은 흑자전환 시점이다. 플라이강원은 설립 이래 누적 적자가 11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 항공기 운항 빈도가 그나마 늘어난 지난해에는 부채가 전년 대비 140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플라이강원을 이용한 여객은 19만8305명으로 후발주자인 에어로케이(18만6945명)와 고작 1만명 차이만 남겨두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진출, 항공기 도입이 승객을 늘리는 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