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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이재용-머스크 만남이 불러온 예측 시나리오

  • 2023.05.15(월) 17:14

차량용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영토 확대될지 관심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Karn Budhiraj)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Andrew Baglino)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활발한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고 있는데요. 이번 미국 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만났습니다. 두 리더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 성사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과 테슬라의 협력 강화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요.

미래 사업 논의…협력 이어질까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나 미래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별도로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머스크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기업 테슬라뿐 아니라 △차세대 위성통신(스타링크) △우주탐사(스페이스X) △차세대 모빌리티(하이퍼루프) △인공지능(뉴럴링크·오픈AI) 등 첨단 기술 분야의 혁신 기업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이 테슬라와 여러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죠.

특히 이번 만남이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반도체연구소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머스크 CEO가 반도체연구소를 직접 방문할 만큼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인데요. 이 회장과 함께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함께 배석했다는 점도 이번 만남의 주된 목적이 '반도체 협력'임을 보여줍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IT(정보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삼성은 지난 2019년부터 14나노미터(㎚)  공정에서 테슬라가 직접 설계한 3세대 FSD 칩을 생산하고 있고요. 이어 8나노 공정에서 4세대 FSD 칩 생산도 삼성이 맡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픽=비즈워치

삼성은 이번 리더 간 만남에 기대하는 바가 큰 것으로 전해집니다. 테슬라와의 협력은 삼성의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영토를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죠.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경험을 토대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인텔 자회사이자 자율주행칩 전문 팹리스인 모빌아이 등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을 따냈고요. 지난 2월에는 미국 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이 회장과 머스크 CEO의 만남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함께 참석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테슬라간 협력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는데요.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뉴 디지털 콕핏'을 선보인 것도 그 일환이었고요. 지난달에는 슈퍼카 페라리에 최첨단 OLED를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경쟁사 대비 차량용 OLED 시장 진입이 늦어진 만큼 상징성 있는 브랜드와 협력을 통해 이미지 메이킹에 나선 것인데요.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럭셔리 슈퍼카 이미지에 걸맞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또 내년부터 BMW 최고급 세단에 공급할 OLED 패널 양산에도 돌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미래 성장 사업에 힘 싣는다

삼성은 최근 들어 차량용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데요. 침체된 시장 속에서도 높은 성장성이 전망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은 오는 2024년 4000억달러(약 535조원), 2028년 7000억달러(약 936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그중에서도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날 전망인데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비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13.8%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가트너가 예측한 올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769억달러(약 103조원)로 전체 반도체 시장 예상 규모(5322억달러, 약 711조원)의 14.5% 수준입니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차량용 제품의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을 차량용 반도체에 적용하는 등 파운드리 공정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 분야 신규 고객사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오는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이는 게 목표죠.

(왼쪽 두번째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사진=삼성전자

반도체뿐 아니라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밝은 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는 올해 2억6960만달러(약 3600억원)에서 2029년 13억941만달러(약 1조7500억원)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향후 차량용 OLED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 사장은 페라리와의 양해각서(MOU) 체결 당시 "앞으로 페라리를 비롯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 자동차용 OLED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 회장과 머스크 CEO의 만남이 삼성의 미래 사업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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