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위안화 허브가 될 수 있다. 원화도 중요해질 것이다. 원화를 팔지 마라"
"중국 농촌 부동산을 사라. 주식도 바닥이다. 위기 때 살아남을 통화는 결국 위안화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한국이 위안화 허브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위안화 위상이 높아지면 위성통화로서 원화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일 역시 원화 가치를 높이고 한국 투자 기회를 더욱 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확신했다.
로저스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비즈니스워치 국제경제세미나 시즌3 <짐 로저스, 아시아의 시대를 말하다>에서 '위안화의 부상과 통일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과 대담이 이어진 2시간 내내 로저스 회장의 통일과 중국 예찬론이 이어졌다.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이후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GFII) 자격 획득과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게 되면서 한국의 위안화 허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달러와 영국 파운드처럼 한국 원화가 위안화의 위성통화가 될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크다.
로저스 회장(사진)은 "한국은 충분히 위안화 허브가 될 수 있다"며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게 되면 이웃국가인 한국의 통화도 당연히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그는 “캐나다 달러가 미국의 이웃국가인 덕분에 수십년간 중요한 위성통화 지위를 누렸다"며 "한국에 위안화 청산결제소 등이 생기면 원화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위안화 거래가 늘어나면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통일까지 된다면 한국의 통화가 전세계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만큼 원화를 가지고 있다면 많이 팔지 말라고 귀띔했다.
◇ 북한 변화 진행중..적절한 시기에 통일 투자 대비해야
로저스 회장은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고 가장 최근에도 북한을 다녀왔다. 그는 최근 방문에서 특히 북한의 많은 변화상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나진과 선봉 지역 등에서는 해외무역이 활발하고 중국 국경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인들이 왕래가 잦다"며 "수천명의 사람들이 거래하는 오픈마켓이 존재하는 등 이미 (자본주의)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중국이 시장을 개방할 무렵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동유럽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이 이뤄진 것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로저스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한국인들 스스로도 통일의 잠재력과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통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이 됐을 땐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 다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통일이 다가오면 한국 주식을 더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농촌 부동산 매력적..증시도 바닥 기대
로저스 회장의 중국 예찬론도 이어졌다. 그는 "중국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전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열광하고 자주 방한하는 이유 중 하나도 중국을 꼽았다.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된다면 한국은 더욱 주도적인 입장에 서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에 대해서도 강한 확신을 내비쳤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위안화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며 현재 위안화를 보유하고 있다면 굳이 매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피력했다. 오히려 중국의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농촌지역을 제안했다. 오는 11월 중국 정부가 저개발 지역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며 농어촌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가격이 뛸 것으로 내다봤다. 로저스는 농업에 투자할 것을 강조해왔고 특히 중국의 농업을 최고의 투자처로 강조해왔다.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에 투자한다면 비무장지대(DMZ) 토지를 살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농업 투자를 중시하는 그는 통일이 된다면 비무장 지대에서 땅을 일구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부진을 거듭해 온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선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이 이어질 수 있는 금융과 의료, 철도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의 경우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만큼 향후 위기가 올 때마다 피난처로 활용되겠지만 달러대비 위안화 절상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위기가 닥치면 달러가 고공행진을 하겠지만, 향후 2차 위기가 오면 문제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달러에 의존하지 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