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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증권산업` 창조가 답이다

  • 2014.11.28(금) 09:34

오랜만의 실적 부활 불구 `근본적 한계` 깨뜨려야
창조경제로 주목받는 증권 역할..생존 위한 변화 시작

2014년은 증권사들에 시련과 부활이 공존하는 해다. 오랫동안 이어진 증시 침체로 결국 증권사들은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택했다. 그나마 정책적인 훈풍이 일며 일부 숨통이 트이기도 했다. 고민은 여전하다. 새 먹거리를 찾는 작업은 진행형이다. 그 중심에는 창조경제와 금융이 있다. 단순히 수익을 늘리는 것이 아닌 자본시장의 질적 변화를 통해 전에 없던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것이다.[편집자]

 

지난 3분기 증권사들은 잇따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오랜 암흑기 끝에 본 햇살은 어느 때보다 반가웠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간만에 기지개를 편 데는 외부적인 요인이 더 컸다. 여전히 위탁매매 의존도는 높다. 이런 현실을 증권사도 직시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까지  이어진 규제 완화와 시장 활성화 움직임은 분명 청신호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의 생존을 위한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물 밑 자맥질은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 달라지지 않은 현실

 

증권사들은 올해 5년만에 이익 감소 추세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당장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금리 하락 덕분에 채권이익이 크게 늘어났고 그간 꾸준히 이어진 구조조정 등 각종 비용절감이 효과를 냈다.

 

국내 증권사의 분기 평균 순이익은 2010~2011년 6000억원 수준에서 2012년 2446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하반기 적자 전환됐다. 그러다 올해 들어 1,2분기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3분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아직까지는 밝다. 

 

그러나 수익구조를 따져보면 큰 변화를 찾아내기 힘들다.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가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70%에 육박한 후 올해 50%대로 낮아지는데 그쳤다. 여전히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거래대금과 수수료율 하락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한 것이 증권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고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 머물러 있다. 특히 내년에도 증시 거래대금이 올해 수준에 머물거나 오히려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업황이 다시 악화되면 증권사도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현실엔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다. 

 

▲ 출처:금융통계정보시스템, 아래 그래프의 2013년 회계연도는 3~12개월 기준.

 

◇ 증권사들의 소리 없는 변화

 

증권사들이 이런 현실에 계속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브로커리지 의존도는 여전히 심각하지만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하는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 부문은 적어도 현상유지를 하며 상대적으로 선방 중이다. 장기적으로 느리게 성장하는 특성 상 괄목할 만한 개선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이들이 증권사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

 

다양한 상품군을 내세운 자산관리 부문은 펀드 수수료 감소 여파를 겪은 가운데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

 

전배승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011년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적용 이후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수료를 별도로 인식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비중은 25%내외로 추산된다"며 "(자산관리 부문이) 증권사 주요 수익기반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산관리와 연관이 높은 금융상품 판매 역시 계속 순항 중이다.

 

IB 수익 역시 수수료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이후 제자리 걸음이지만 인수합병(M&A)보다는 기업공개(IPO) 부진 여파가 컸고, 코넥스 시장 개설 등으로 주식 발행시장은 차츰 회복 중에 있다.

 

◇ 정부도 팔 걷었다..창조경제 중심에 선 증권 

 

이런 변화 뒤에는 정부의 의지 역시 실려 있다. 정부는 IB 중심의 대형증권사 육성을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 독려에 나섰고 영업용순자기자본비율(NCR) 개편 등 그동안 증권사를 옥죄었던 규제를 완화해주고 있다. 한국 경제 성장 키워드로 자리잡은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조금융의 제대로 된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증권업계는 금융투자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을 원했지만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자본시장이 창조경제 기반인 혁신 기업의 자금 공급처가 되고 기업과 투자가 제대로 연결되어야 자본시장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증권산업이 놓여있다. 단순한 위탁매매가 아닌 고부가가치 산업을 통한 성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뿐 아니라 증시는 물론 기업공개(IPO)와 사적연금시장 활성화 등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내년에는 주식시장 가격제한폭도 확대될 예정이다.


◇ 증권사, 먼 미래 염두에 둔 변화 시작됐다

 

창조경제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평가가 지속됐지만 증권업계는 이를 염두에 둔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다. 

 

창조경제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상상력,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창의적 자산이, 새로운 사업 또는 기존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재탄생시키는 선순환 경제를 말한다. 혁신형 기업 지원이 워낙 부각되면서 자본시장 역할이 단순히 기업융자를 주선하는 쪽으로 주목받았지만 대출이 아닌 투자 중심의 역할이 창조금융 핵심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창조금융 성공을 위해서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증권사들 역시 이에 발맞춰 신상품 개발과 시스템 선진화에 나서고 있다. 자본시장의 제대로 된 기능중 하나는 투자자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최근 선보인 상장지수증권(ETN) 역시 혁신적인 금융상품으로 주목받으며 창조금융의 첨단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형 증권사 IB업무 역시 경쟁심화로 수수료율이 하락했지만 단순 자금 중개에서 벗어나 자본력을 활용한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수익 증가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NCR 개편으로 대형 증권사들은 NCR 상승으로 위험인수 여력이 늘어나고 신규 투자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NCR 하락 위기에 직면했지만 동시에 특화 증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문 사업모델을 찾으면서 위탁매매 외에 다른 영역의 수익 비중이 높은 곳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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