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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직격탄’...내수주는 괴롭다

  • 2015.06.17(수) 13:38

항공사 입출국 수송객 급감..한국여행 취소 누적 10만
요우커 등 돌리며 화장품 타격..온라인 상쇄효과 제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여전히 대한민국을 강타 중이다. 증시도 메르스 여파가 나타난지 보름여를 맞았다. 메르스 발생 직후만 해도 이를 크게 체감하지 못했던 국내 증시는 지난 2일 첫 메르스 사망자가 나온 후  불안심리가 급격히 확산되며 긴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우려했던 대로 가뜩이나 부진했던 내수에는 적신호가 켜졌고 내수업종들도 오롯이 타격을 받았다. 아직은 일시적인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국내외 여행수송객이 급감하고 요우커들의 화장품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등 관련주들의 실적에 영향을 줄만한 수치들도 실제 눈으로 확인되고 있다.

 

 

◇ 항공 여객수요 '뚝'

 

신종 전염병이 유행하면 여행과 직결되는 항공주는 곧바로 타격을 받는다. 이번에도 예외는아니었다. 메르스 발생 후 3번의 주말이 지나가는 사이 한국 항공사들은 입국 수요뿐만 아니라 출국 수요도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전체 이익은 물론 당장 막바지에 온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17일 KTB투자증권이 국내 전공항 항공사별 수송통계를 분석한 결과 5월 마지막 주말과 6월 둘째 주말 일평균 수송객 수 차이가 확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1만4000명에서 17만5000명으로 18.2%나 줄었다. 감소 인원이 4만명에 육박한다. 그나마 대형항공사는 화물매출과 장거리 및 상용고객 매출이 있기 때문에 실제 매출액 감소는 이보다 제한된 10%선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내국인 출국수요가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수송객이 13만7000명에서 10만9000명으로 2만8000명(20.7%)나 감소했다. 이 여파로 이미 항공사들의 주가는 13~19%의 하락세를 타고 있다.

 

 

▲ 최근 3주 주말기간 전공항 여행수송 전년대비 증감률 

 

◇ 한국여행 취소한 외국인 10만명  


여행업종도 국내외 여행 취소가 속출하면서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취소한 누적건수는 10만8000건으로 메르스 여파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여행취소 규모는 지난 1일 2500명에서 지난 8일 5만명을 돌파한 후 나흘새 10만명까지 폭증했다.

 

여행사별로는 하나투어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취소율이 50%에 달하고 있고 모두투어는 6월 한달간 호텔 사용률이 평균 85%에서 60%까지 떨어졌다. 국외로 떠나는 한국 관광객들의 취소율도 높아지고 있다.

 

이 여파로 메르스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하나투어 주가는 14% 이상 빠졌고 모두투어도 10% 가까이 급락했다.

 

CIMB증권은 해외여행의 경우 메르스 사태가 종료됨과 동시에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여 큰 우려는 없지만 해외 관광객들의 국내 여행의 경우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6개월 정도가 지연될 수 있어 올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한국여행 성수기인 7~9월 사이 주도권을 크게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 메르스가 발생한 5월20일 이후 여행관련주 등락률(출처:CIMB증권)


◇ 중국 관광객 반토막에 화장품 직격탄 

 

소비재 업종의 경우 홈쇼핑과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대형마트나 온라인몰은 때아닌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재를 중심으로 여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6월1~10일 사이 온라인채널은 전년대비 40~50%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 중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곳들은 온라인이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출 부진을 완벽하게 상쇄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관광객들의 오프라인 소비가 활발했던 면세점 등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이달 들어 화장품 소비는 급격히 줄었다. 실제 중국 항공사들의 수송객 수는 3주 사이 5만6000명에서 2만8000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국내 대형항공사와 LCC보다 감소율이 더 심각하다. 그만큼 국내 화장품을 쇼핑백에 쓸어담았던 요우커의 방문이 급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화장품은 순수 내수 소비는 물론 관광객 소비에 모두 노출돼 소비재 가운데 가장 큰 메르스 피해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소비 증가분은 면세점 채널에 집중된 중국인 관광객이었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예상 면세점 매출 비중은 각각 20%와 10%선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겠지만 장기화 시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화장품,의류, 생활용품 순으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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