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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리그테이블]①NH·한국 '용호상박'

  • 2016.05.17(화) 14:22

<어닝 16·1Q>
순이익 640억·636억…4억差 1·2위
통합 ‘미래에셋대우’의 위력…936억

해가 바뀌는 시기는 동기 부여를 갖기 위한 적기다. 농협금융지주 계열 NH투자증권이 마침내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4년 말 NH농협증권 합병을 통해 국내 자기자본 1위의 증권사로 출범한 이후 정확히 1년만에 첫 ‘1위’ 신고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이 NH투자증권 다음으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그렇다고 NH투자증권의 그늘에 가릴만한 성적이 아니다. 겨우 4억원 차(差)다. ‘한 끗’이 아쉬웠을 뿐이다. 그러니 이렇게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 “용호상박”.

 



17일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1조원(2015년 말 연결 기준) 이상 11개사(3월결산 신영증권 제외)의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순이익(연결 기준)으로 총 4439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4분기(2851억원) 보다 55.7% 늘어난 수치다. 다만 작년 1분기(7666억원) 보다는 41.1% 감소했다.

수익성이 1년전이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토를 달 만한게 못된다. 지난해 상반기는 국내 증권사들이 금융위기 발발 직전인 2007년 이후 8년만에 찾아온 호황을 만끽했던 시기다. 따라서 이보다는 작년 8월 이후 찾아온 ‘중국발 쇼크’로 인한 부진을 싱겁게 끝내버렸다는 데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후반기 들면서 증권사를 아작냈던 ‘주가연계증권(ELS)’ 악몽에서 벗어났다.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증권사들은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로 한 ELS 헤지운용 이익이 대폭 감소, 작년 4분기에 쓰디쓴 ‘어닝 쇼크’를 맛봤다. 하지만 올들어 중국 경기 회복 추세에 따른 항셍 H지수 반등으로 ELS 관련 상품운용 이익이 개선된 것이다.

여기에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운용손익(S&T)이 양호했다. 올 1분기에는 연초 안전자산 선호 강화와 함께 글로벌 통화완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을 확인하며 금리가 하락했다. 1분기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는 1.44%로 전분기 대비 0.22%포인트 빠졌다.

11개사 중 7곳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순익이 증가했다. 현대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만 뒷걸음질쳤다. 11개사의 올 1분기 순익은 2015년 전체 순익(2조4859억원)의 거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증권사들이 2016년에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살아있네!”. NH투자증권이 올 1분기 순익 640억원으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2014년 말 자기자본 1위 증권사로 출범한 이후 1위 등극은 분기 기준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전체 순익 순위 7위에서 무려 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이쯤되면, 올해 NH투자증권은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른 것이 분명하다.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보다 더 나은 대체자를 찾기 힘든 증권사다. 올 1분기에도 순이익 63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비결를 묻는 것은 불필요한 사족이다. 2015년(2848억원) 3위에 오르는 등 2011년 이후부터는 수위권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기복이 전혀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누가 봐도 최상이고, 1분기 성적은 모두가 예상했던 수순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가 지난 13일 합병 계약을 맺고 오는 11월 1일을 타깃으로 6개월간의 통합 장정(長程)에 나섰다.

지금 양측이 만나는 건 꽤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면 국내 증권업계에 자기자본 6조원의 최대 증권사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게 된다. 위력은 순위표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534억원·3위)과 미래에셋증권(402억원·8위)의 순익은 936억원(단순합산)으로 1위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다른 증권사들을 압도한다. 

돌풍은 지속성이 없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긴 해도 일시적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잊힌다. 그런데 메리츠종금증권이란 돌풍은 좀 이상하다.

2015년(2873억원) 전체 순익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순이익 502억원으로 비록 순위는 5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1조7190억원으로 NH투자·대우·삼성·한국투자·현대·미래에셋증권 등 3조원 이상 ‘빅6’의 절반 밖에 안된다. 그럼에도 5위권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이 돌풍이 여전히 처음과 같은 크기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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