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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거래소 이사장 '반전 드라마'의 끝은

  • 2017.09.29(금) 10:11

드라마의 묘미는 반전이다.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더라도 뻔한 결말이 예상된다면 몰입도는 반감되고 김이 새기 마련이다.
 
한국거래소(KRX) 이사장 공모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력 후보가 부상했다가 판이 더 커지면서 다른 유력 후보가 떠올랐고 그러면서 기존 유력 후보는 무대 밖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싱거울 것 같았던 게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유력 후보가 급부상하면서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날(28일) 거래소는 이사장 후보 명단을 추가로 공개했고, 하마평에 없었던 제3의 인물이 새롭게 드러났다. 바로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다. 정 사장은 행정고시 27회로 정통 금융 관료 출신이다.
 
앞서 후보를 사퇴한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물론 정 사장이 공개되기 전까지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성진 전 조달청장에 밀리지 않는 이력이다. 특히 정 사장은 오랜 기간 금융위원회에 몸을 담갔고, 지금도 증권금융을 이끌고 있어 자본시장 쪽에는 더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김성진 전 조달청장과의 2파전 구도가 뚜렷해졌고, 거래소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 사장과 김 전 청장 모두 관료 출신이지만 출신 지역은 정반대다. 김성진 전 청장은 전북 김제 출신이고, 부산 대동고를 나온 정지원 사장은 금융인 가운데 부산 출신 대표주자로 꼽힌다.
 
김성진 전 조달청장의 지원 사실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김 전 청장이 문재인 캠프에서 일한 경력이 유리하게 점쳐졌지만, 부산 출신인 정 사장이 튀어나오면서 오히려 호남 출신이란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 사장은 현직 증권유관기관 사장이라는 점에서 청와대나 금융위원회와 사전 교감이 없이 거래소 이사장 공모에 지원하진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직 서류심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거래소 이사장 선임 드라마는 이미 클라이맥스다. 매번 거래소 이사장을 선임할 때마다 잡음이 터져 나왔지만 이번에는 전임 이사장의 중도 퇴임과 관료 출신의 잇단 출사표, 2차 후보 모집과 기존 후보의 퇴임 등이 맞물리면서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번에도 이미 각본이 짜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청와대와 금융위원회 등 금융권 인사를 주무르는 실세 간 갈등설이 흘러나오면서 교통정리가 깔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느 후보가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되든 뒷말도 무성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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