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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현대重 긴급 수혈…같지만 다르다?

  • 2017.12.27(수) 10:24

대규모 유상증자 잇단 발표…주가 충격 불가피
현대중공업은 선제대응 강조…차별화 가능할까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1조3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올해 4분기 영업 손실에 이어 내년에도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까지 고려할 때 주가에도 당분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형 조선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조선업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과는 달리 유동성 위기가 아닌 선제 대응에 방점을 찍으면서 차별화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 삼성 이어 현대중공업도 대규모 증자

현대중공업은 지난 26일 장 종료 후 1조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상증자로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 수는 1250만주로 기존 주식 수의 22%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증자의 목적으로 차입금 상환(9000억원)과 연구개발(R&D) 투자(4000억원)를 제시했다. 단기적으론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기술을 비롯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올해 경영 개선 계획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이번 증자를 통해 확실한 경영 개선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당분간 주가엔 악영향 불가피

다만 주가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증자에 나서면서 조선업황이 여전히 녹록지 않음을 확인해준 데다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올해 4분기에 3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은 469억원 수준에 그치고, 내년엔 영업 적자도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업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원재료 가격마저 오르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수주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와 후판 가격 인상으로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했다"면서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 대비 상선의 비중이 높아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이 더 크며, 내년 영업적자 규모도 삼성중공업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조선사들의 잇따른 유상증자 발표로 조선업의 단기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매수 의견은 유지하지만 긴 호흡의 접근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27일 오전 10만원대가 무너지면서 25% 이상 급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 과연 이번이 마지막 진통될까

다만 이번 증자가 마지막 진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도 이번 증자가 유동성 위기가 아닌 경영 개선을 위한 선제 대응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단기 유동성 부족으로 1조 5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선 삼성중공업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의 추산에 따르면 이번 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그룹 내 조선 3사가 순차입금을 모두 털고 약 5000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보유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87%에서 60%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경자 연구원은 "이번 증자는 큰 틀에서 시황 회복기에 금융권의 원활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과 차입금 상환 압력에 대한 선제적 대비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유재훈 연구원도 "수주 증가와 함께 선가 상승 등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내년 2분기부터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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