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에 빠져 있는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자본금 줄이기에 나선다. 한국증권금융을 새 주인으로 맞기 전 감자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상감자로 기존 주주사들의 감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펀드온라인코리아는 보통주 80만380주에 대해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비율은 10%로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10주를 동일 액면의 9주로 병합한다. 감자 전 420억원 규모의 자본금은 380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펀드온라인코리아는 결손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감자 사유로 밝혔다. 감자를 위한 주주총회는 오는 12일에 개최되며 26일에 신주권 교부를 통해 이달 안에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지난 2013년 9월 한국증권금융과 예탁결제원을 비롯해 자산운용사 40곳과 펀드평가사 4곳이 공동 출자해 자본금 218억원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설립 초기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온라인 펀드 경쟁 심화 등으로 적자 행진을 지속했고 추가 자본 확충에 나섰지만 결손금이 늘어나면서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다.
2014년 말 89억원이었던 결손금은 2015년 말 168억원, 2016년 241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에는 308억원을 기록, 300억원을 넘어섰다. 자본잠식 비율 또한 2014년 말 40.7%에서 2015년 말 44.2%, 2016년 63.4%, 지난해에는 73.6%(자본금 420억원, 자기자본 111억원)까지 확대돼 증자가 다시 불가피해진 상황이었다. 지난 상반기말 펀드온라인은 2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자기자본도 85억원대까지 줄어들며 자본잠식률이 80%에 육박했다.
다행히 지난 7월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유상증자를 통한 대주주 변경을 위해 한국증권금융과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진행 중이다.
증권금융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53%로 높아지게 된다. 이에 앞서 재무구조를 일부나마 호전시키기 위해 무상감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상감자 추진으로 기존 주주들의 장부가치 손실은 더 늘어나게 됐다. 무상감자의 경우 통상 누적 결손금이 커질 경우 자본금을 줄여 회계상의 손실을 털어내는 수단으로 활용되며 주주에 대한 보상 없이 감자 비율만큼 주식 수가 줄어들게 된다.
다만 펀드온라인은 "이미 증권금융으로의 대주주 변경이 예정돼 있는 데다 증권금융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당시 기존 유상증자 조건에 감자 내용이 포함돼 있던 만큼 주주 반발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