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 정지 타격 미미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조합에 대한 배당 과정에서 내부 입력 실수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됐고, 일부 직원이 해당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부실한 내부통제와 사고 대응, 직원의 도덕적 해이, 주식 매매시스템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1억4400만원의 과태료, 임직원 징계와 더불어 신규 투자자에 대한 지분증권 투자중개업을 6개월 정지한 바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삼성증권은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공격적인 영업을 뒤로하고 내부 시스템 정비와 내실 다지기,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 사이 정직 조치를 받은 대표이사 공석을 채우기 위해 대표이사가 교체됐고, 주식시장 호황기에도 신규 고객을 유치하지 못해 기회를 날렸다.
물론 삼성증권 측에서는 "영업 정지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객층의 이탈이 없었고, 기존 고객 자산 잔고는 오히려 늘었다"며 제재로 인한 타격이 크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특히 3분기 말 기준 예탁 자산 및 1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고객 수가 10만80000명으로 전 분기보다 2700명가량 증가하며 신규 고객 차단에 따른 손실 부분을 상쇄했다.
실제 3분기까지 실적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움직였을 뿐, 영업 정지의 여파는 눈에 띄지 않았다.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된 2분기와 3분기 순익은 각각 1000억원, 642억원으로 양호했다.
◇ 잃어버린 기회 되찾는다
영업 정지에 따른 타격이 미미했다고는 하지만 기회에 대한 손실은 계산이 불가능하다. 특히 상반기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며 전체 증권사 리테일 수익이 늘었고, 비대면 계좌 활성화로 신규 고객 유입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증권은 그동안 놓친 기회를 되찾기 위해 영업재개와 동시에 각종 마케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개최한 '해외투자 2.0시대의 투자전략' 세미나를 시작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다. 국내 주식시장 부진으로 관심이 시들해진 개인 고객을 대상을 해외 투자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이미지 제고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TV를 비롯한 각종 광고를 집행하고 무료 수수료 캠페인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사고는 기존 고객 이탈이 크지 않았고 이에 따른 비용 증가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잘 극복했다고 판단한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영업 확대와 주주 가치 제고로 훼손된 이미지가 다시 회복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