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부문 등의 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작년 4분기 3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다른 대형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인한 파생결합상품 부문의 운용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 개선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주춤한 데다 감소폭도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컸다.
8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30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분기 608억원의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전년 같은 기간 1033억원의 순이익에서도 적자전환했다.
분기 흐름상 지난 2017년 4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고 작년 4분기 들어선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기간 영업손실도 483억원에 달했다.
실적 부진에는 신사옥 이전 및 중국 채권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각에 더해 희망퇴직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줄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반기 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인한 파생결합상품 자체 운용손실이 발생한 것도 실적을 크게 갉아먹었다.
연간으로도 내세울 만한 수준이 못된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897억원으로 전년 2353억원에 비해 19.5% 감소했다. 무려 20%에 가까운 감소폭으로 경쟁 증권사에 비해 유독 도드라진다.
이 기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5%, 8.7%로 한자릿수 감소율에 그친 것과 비교된다. 또 다른 경쟁사인 메리츠종금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의 순이익은 이 기간에 오히려 증가했다.
KB증권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 국내외 시장 불안으로 파생결합상품의 자체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상반기 신사옥 이전과 중국 채권 관련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상각, 하반기 희망퇴직 비용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산관리(WM)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강화로 금융상품 관리자산(AUM) 규모가 늘어났다"라며 "투자은행(IB) 부문에서는 채권발행(DCM) 1위를 수성하고 대형 거래 수행으로 주식자본시장(ECM)과 인수금융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편 KB증권은 보통주 1주당 167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액은 500억원 규모로 전년 총 1392억원(주당 466원)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한 금액이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가 전액출자한 회사로 배당금 전액은 KB금융지주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