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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저축은행 계열사에 대한 이유있는 기대

  • 2022.09.29(목) 07:29

3분기도 감익 불가피…저축은행 둔 다올·대신엔 이목
연결 이자수익이 큰 기여…실적 방어에 '안성맞춤'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3분기 실적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된 가운데 저축은행 계열사를 통한 실적 방어에 이목이 집중된다. 올들어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서 증시 자금 이탈 가속화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은 물 건너갔지만, 저축은행이 예대마진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선사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보유한 증권사들은 지난 상반기 다른 증권사들과 마찬가지로 증권업 본업에서 반토막 실적을 썼지만, 계열사를 통해 수익 감소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과거 일련의 사건으로 '부실의 대명사'였던 저축은행이 이제 증권사의 실적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비즈니스워치

거래대금 팬데믹 이후 최저…증권사 순익 -30% 전망

2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새 실적 전망치가 제시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다올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증권사 8곳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91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6%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에서 실적 급감이 불가피해졌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특히 반토막 순익이 예고됐다. 미래에셋증권(1847억원)과 삼성증권(1547억원)이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45.7%, 42.33% 급감한 순익이 예상된다. 

이처럼 증권사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은 현재 증시 상황이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상반기에도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 반토막 순익을 냈다. 그간 호황을 이끌었던 브로커리지 부문이 동·서학개미의 이탈로 주저앉다시피 해서다. 설상가상으로 거래대금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23조5000억원(코스피+코스닥+상장지수펀드(ETF)) 수준이던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19조8000억원으로 15.7% 감소했다. 3분기 들어서는 7월 16조5000억원, 8월 17조4000억원에 이어 이달 15조원대로 급감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매월 감소세던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이후 최저치를 쓰고 있다"며 "이같은 거래대금 급감과 부진한 증시 상황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의 3분기 브로커리지 실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보유 다올증권…"상반기 이어 3분기도 증익"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 브로커리지가 실적을 끌어내린 와중에도 저축은행을 통해 이를 방어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다올저축은행(당시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상반기 말 기준 지분율은 60.19%다. 다올저축은행은 수신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속에서도 이자수익을 불리며 상반기 388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대출잔고는 이 기간 6000억원 가까이 불어나 4조원에 육박했다. 다올투자증권의 이자수익은 716억원까지 확대됐다.

덕분에 2분기 주요 증권사중 유일하게 이 증권사만 순이익이 늘었다. 다올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2% 늘어난 957억원이다. 3분기 역시 나홀로 '증익'이 예상된다. 증권가의 전망치 평균은 35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62.8% 증가한 수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량 저축은행인 만큼 작년 인수 이후 연결 이자수익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대출 또한 기업과 개인 모두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둔 대신증권에도 기대감은 있다. 앞서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6.2% 급감한 1627억원에 그쳤지만, 분기별로 봤을 때 2분기 대신저축은행의 세전이익은 1분기보다 60% 가까이 확대됐다. 이 영향에 대신증권도 2분기 세전이익이 전분기 대비 62.6.% 급증했다. 

윤유동 연구원은 "대신증권도 저축은행의 여·수신 잔액이 모두 증가하면서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며 "대신저축은행의 중장기적 역량이 강화되고 있어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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