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산운용업계의 정기 인사가 상장지수펀드(ETF)에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NH-아문디자산운용이 1년만에 ETF사업 조직을 개편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ETF사업 조직을 부대표 직속으로 두면서 지위를 격상했다. 그럼에도 ETF 수탁고 10개 상위 운용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수탁고가 줄면서 조직개편 효과를 보지 못하자 추가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둔 다른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조직개편 및 정기인사를 통해 ETF 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했다. ETF투자부문을 신설해 ETF투자본부를 관할하도록 한다.
한수일 채권운용부문장이 ETF투자부문장을 겸직하기로 했으며, 김승철 패시브솔루션 본부장이 ETF투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앞서 ETF투자본부를 이끌었던 김현빈 본부장은 마케팅 부문으로 이동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ETF조직 쇄신에 나선 건 약 1년만이다. 지난해 처음 ETF투자본부를 독립적으로 만든 후 그해 연말에는 주식운용본부 산하에 니콜라 시몽 부대표 직속으로 조직을 격상했다.
그럼에도 성과는 썩 좋지 않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기준 수탁고는 작년말 1조9595억원에서 올해 11월말 1조7859억원으로 1700억원가량 줄었다. 점유율도 0.5%포인트 뒷걸음 쳤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경쟁력 약화 배경 중 하나로 경쟁사보다 빈약한 상품 라인업이 지적을 받는다. 올해 국내 시장에선 해외주식형 ETF가 인기를 끌었지만,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해외주식형 상품은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ETF'(2024년 1월18일 상장) 하나다.
회사 내부도 ETF 비즈니스에 대한 리소스 지원이 약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년이 지나면서 직원들 역량이 많이 올라왔지만 절대적으로 사람 수가 적다보니 기존 상품을 챙기기 급급한 환경"이라며 "상품 라인업이 국내상품 위주인데다가 니치마켓(틈새시장) 중심으로 구성하다보니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찍이 조직개편을 마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사 마케팅 조직을 'ETF연금플랫폼'과 '기관플랫폼'으로 구분해 각 영역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ETF마케팅부문, WM연금마케팅부문, 디지털마케팅부문은 ETF연금플랫폼 산하로 이동했다. ETF기관마케팅본부는 기관 마케팅을 총괄하는 투자솔루션 부문으로 합쳐졌다.
아직 정기인사를 실시하지 않은 운용사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대표이사를 교체한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박명제 전 블랙록자산운용 한국법인 대표이사가 하지원 ETF사업부문장 후임으로 거론된다. 업계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배재규 대표이사 사장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밖에 업계 3위 KB자산운용과 업계 중위권의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도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