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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울 1.2배' 묶인 땅 풀린다

  • 2017.09.11(월) 14:31

시효 끝나는 '미집행 도시계획부지' 703㎢ 규모
공원부지 절반 넘어..국토부 난개발 방지책 착수

도시계획상 공원, 도로, 공공청사 등이 계획된 땅이지만 해당시설이 조성되지 못해 오는 2020년에 지정 용도가 해제될 수 있는 땅이 서울 전체 면적(605.25㎡)의 1.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방자치단체 도시관리계획상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지만 결정 후 10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장기미집행시설' 부지가 작년말 기준 전국 총 833㎢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서울의 1.38배 면적 규모, 건수로는 총 7만여건이다.

 

이 가운데 2년 9개월후인 오는 2020년 7월 20년 이상 미집행시설의 도시관리계획이 실효됨에 따라 시설 계획이 폐기되는 땅은 총 703㎢(서울 1.16배 면적)로 조사됐다.

 

 

시설 종류별로는 최근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일부에 주택사업 등이 허용되고 있는 공원 부지가 396.7㎢로 전체의 56.4%를 차지했다. 이어 도로 부지가 188.7㎢(26.8%), 녹지· 유원지·광장·학교·체육시설 등 기타용도 부지가 117.9㎢(16.8%)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10년 이상 장기미집행시설에서 모두 사업을 집행할 때 드는 비용은 보상비 63조원, 공사비 82조원 등 총 145조원 규모"라며 "비율로 환산해 볼 때 2020년 7월 계획 만료시효를 맞아 풀릴 수 있는 땅의 금전적 규모는 5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년 9개월 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풀리는 것은 18년 전 헌법재판소는 결정에 배경을 두고 있다. 헌재는 지난 1999년 지자체가 특정 땅을 공원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놓고 장기간 집행하지 않고 묶어둔 것을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방치된 기간시설 부지는 2020년 7월부터 지정 20년을 맞을 경우 지정용도에서 해제되는 것이다.

 

공원 부지의 경우 민간 자본으로라도 공원이 마련될 수 있도록 부지 30% 면적까지 아파트 등 주택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민간공원 특례제가 2009년 도입된 상태다.

 

▲ 자료: 국토교통부

 

그러나 2020년 대대적으로 도시계획이 해제되면 난개발 우려가 매우 커진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오는 12일 광역 지자체와 함께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소를 위한 정책협의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달말부터 11월까지는 권역별로 기초지자체 대상 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 재정 여건을 고려해 난개발 우려가 없는 시설 등은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한편, 조성이 필요한 시설은 집행방안을 모색하고 집행이 곤란한 경우는 난개발 같은 부작용에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정책 방향"이라며 "장기미집행 발생 최소화를 위한 사전적 제도 개선 등도 논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자체가 시설 조성 집행여부를 효과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에 참여해 선별을 지원토록 할 예정이다. 개발 압력이 높아 난개발 우려가 큰 지역은 지자체가 '성장관리방안' 등을 마련해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자체와 정책협의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 반영해 3년 뒤 도시계획 실효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조속히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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