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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제도 빨간불]③해법도 제각각…개선책 없을까

  • 2019.04.15(월) 16:19

감정원 "산정기관 일원화" 제안…"독립성 의문" 지적도
현실화율 개선은 필요…산정기준 등 투명성 강화 시급

주택 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공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주택 공시가격 제도가 시행된 2005년에 비해 부동산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었고, 공시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도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해관계에 따라 해법은 제각각이다. 현재 공시가격 조사‧산정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감정원은 산정기관 일원화를 주장하는 반면 감정평가사협회와 일부 전문가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도개선에 앞서 공시가격 현실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 산정기관 일원화, 이해관계 '팽팽'

공시가격 산정기관 일원화를 두고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현재 표준지 공시지가는 감정평가사협회가, 표준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산정하는데 부동산 공시가격을 감정원이 전담해야 할지를 둔 논의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공시가격은 각종 공공행정 기초자료로 객관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며 "공공성과 전문성, 전국적 조직을 갖춘 전담기관이 비영리 업무로 추진하고 특정시기 조사가 아닌 상시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공시가격 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유사가격권 구분이 있다. 그 동안에는 유사가격권 구분을 못했지만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핵심적인 토지 특성이 같고,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는 토지를 분류해 동일 가격권으로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활용하면 표준지와 표준주택 선정 배분의 합리성을 높일 수 있고, 공시가격 균형성을 제고할 수 있다. 아울러 특성조사 오류 파악과 수정이 쉽다는 게 감정원의 주장이다. 감정원의 경우 실거래가 정보를 포함한 고도의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감정원으로의 일원화를 통해 공시가격 산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 3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전산화를 통한 표준부동산 검증과 가격균형 검토‧심사기능을 강화해야 하고, 현 공시제도는 조사자의 주관적 자의성이 커지는 문제를 갖고 있어 이를 보완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이어 "부동산 공시가격 상시조사 체계를 구축하고, 공시가격 조사 기능을 전담기관으로 통합해 통일된 조사방법과 기법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표준지 공시지가 정밀 평가를 맡고 있는 감정평가사협회는 실거래가 자료의 경우 지역 간 편중이 있고 거래 당사자 사이에서 특수한 동기가 개입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객관적 공시가격 산정에는 활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공시제도가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큰 만큼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참여연대‧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도 일원화에 앞서 "감정평가에 대한 개혁 방향과 감정원의 감정평가 능력에 대한 객관적 진단과 평가가 필요하다"며 "감정원의 정부와 지자체의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독립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투명성 강화가 최우선

공시가격 산정 주체 등 구조적인 제도 개선에 앞서 전문가들은 지금의 공시가격이 어떻게 산정됐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먼저라는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령 같은 동네 안에서도 공시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결국 이것이 공시가격과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불신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강훈 변호사는 "정부가 공시가격 불균형을 시정하겠다고 하는데 올해는 얼마나 개선하고, 내년에는 어느 정도 개선할 것인지 국민들은 정확히 알 수 없다"며 "국민들에게 관련된 내용을 정확히 알리면서 공시가격 개혁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올 들어 발표된 공시가격을 보면 유형별과 지역별, 가격대별 불균형을 해소해 조세 형평을 이루겠다는 것이 정책 목표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얼마나 개선됐는지 또 왜 이런 가격이 산정됐는지 알 수 없어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 통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도 공시제도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같은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 주요사항에 관해 매년 국회에 제출하는 '공시보고서'에 유형별과 지역별, 가격별 편차와 실거래가 대비 반영률 세부 가격정보를 포함하도록 의무화하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지난 12일 대표발의 했다.

서 의원은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부동산 거래 예측 가능성을 확대하고, 증거기반 부동산 정책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변동이 세금 부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여기에 더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현실화율을 높이겠다는 정부 정책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지금처럼 많은 논란과 비판이 계속된다면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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