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지긋지긋했던 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이슈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3월말 로이힐 프로젝트의 하도급업체와 관련한 국제중재 판결이 나왔고, 일부 금액을 올해 1분기 실적에 일회성 비용으로 인식했다.
로이힐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중재 결과까지 나란히 반영되면서 올해 1분기 일회성 비용은 700억원으로 늘어났고, 삼성물산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로이힐은 끝까지 골칫덩이인 셈이다.
일회성 비용 700억원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2090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3분의 1수준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올해 1분기 삼성물산 영업이익은 1051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물산은 로이힐과 UAE프로젝트 각각의 구체적인 비용발생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 관계자는 "호주 로이힐의 경우 이미 상당금액의 충당금을 반영했기 때문에 추가로 반영한 금액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6년 제기한 국제중재소송에서 지난 3월말 패소, 이미 반영한 충당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1분기 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인 국제중재 전문매체인 GAR(Global Arbitration Review)는 지난 3월21일 "분쟁중인 로이힐 광산개발 프로젝트와 관련해 삼성물산이 9400만달러를 지불하도록 명령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는 로이힐 광산에서 채굴한 철광석을 수출하기 위한 플랜트, 철도, 항만 인프라 조성 공사로 삼성물산이 지난 2013년 4월 수주한 사업이다.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계약금액이 6조 4763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당시 저가수주 논란으로 이어졌고, 이후 공사지연 등으로 삼성물산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삼성물산은 2015년에만 이 사업으로 8000억원대의 손실을 반영했다. 이 여파는 2016년 1분기까지 이어져 추가로 13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고 결국 해당 분기에 434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처럼 삼성물산을 오래도록 괴롭혔던 로이힐 이슈는 수주 이후 6년 만에 국제중재 판결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로이힐과 함께 올해 1분기 실적에 악재가 됐던 UAE 원전과 관련한 국제중재 판결도 지난 3월말 나왔다. 이는 발주처인 한국전력을 상대로 지난 2016년 12월 제기한 국제중재소송으로 발주처로부터 일부 공사비 지급 판결이 나왔지만 애초 예상했던 금액을 다 돌려받지 못하면서 나머지 금액이 손실로 인식됐다.
이 사업은 한전이 수주한 UAE 원전 공사의 시공 하도계약으로 지난 2010년 3월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공사다. 현대건설이 주관사로 지분율은 55대 45이다. 삼성물산의 시공분은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2조8728억원에 달한다. 오는 2020년 12월말 준공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UAE원전과 관련해서는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알수 없지만 로이힐 관련 이슈는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이고 상사와 바이오 부문에서 회복이 되면 분기에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은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