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풍선효과를 잠재우기 위해 추가대책을 내놓았지만 이전에 비해 규제강도는 세지 않다.
특히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는 기존처럼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했다. 대신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금융규제를 이전보다 강화했다.
이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규제 차이는 다소 줄어든다. 다만 제한적인 규제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수지와 기흥구의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투기과열지구 대신 조정대상지역 규제 강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금융규제가 강화된다. 우선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지고, 시세 9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LTV 30%를 적용한다.
수원 장안‧영통‧권선구와 안양 만안구, 의왕시 등은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이전보다 강한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반면 이들 지역과 함께 집값이 급등해 규제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는 조정대상지역을 유지했다. 이 지역은 이미 조정대상지역임에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투기과열지구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투기과열지구가 되면 시세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LTV가 40%로 이전보다 20%포인트 낮아지고,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초과분은 LTV 20%로 급격히 줄어든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주택 가격 수준이 높지 않고, 시세 9억원을 넘는 고가주택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상향 조정해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도 제한적이나마 강화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 대출 규제 강화로 수지‧기흥 잡을까
현재 투기과열지구인 성남시 분당구와 조정대상지역인 수지구를 비교해보면 정부의 고민 흔적이 엿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당구의 3.3㎡ 당 평균 매매가는 2549만원인데 반해 수지구는 1433만원, 기흥구는 1048만원으로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12.16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를 대상으로 금융규제를 강화했다"며 "조정대상지역은 전체적인 주택가격 수준이 투기과열지구보다 낮아 규제 단계를 상향하기보다 조정지역 LTV 기준을 강화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2.16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율을 인상해 규제 강도가 만만치 않다. 이번에 LTV도 강화해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면서도 실수요자는 보호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조정대상지역도 다주택자 세금부담 등이 강화돼 갭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고, 대출을 조이면서 신규 유입은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기과열지구로 상향하지 않고 조정대상지역 규제를 강화한 것은 해당 지역 실수요자들을 나름 배려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제한적인 규제로 과열된 집값을 조속히 안정시킬 수 있을지다. 수지구는 지난해 11월 집값 변동률이 1.01%로 급등한 이후 1.28%, 1.32%까지 올랐고 기흥구 역시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들 지역은 신분당선과 인덕원선, GTX-A노선 등 교통호재는 물론 SK하이닉스 산업단지 조성까지 여러 개발계획이 몰려 있다.
함영진 랩장은 "각종 개발호재와 전셋값 상승 등 집값을 올리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며 "이번 조치로 집값 열기가 바로 식기보다는 시장이 안정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