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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버틴 해외건설, 코로나 갈림길에 섰다

  • 2020.12.15(화) 17:31

연간 수주 목표 300억달러 달성…전년대비 37% 증가
내년도 코로나가 변수…올해보단 성장 기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짙은 그늘 속에서도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수주 300억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 바닥을 치며 주춤했고, 올 들어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변수에 휩싸였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건설업계의 눈은 이제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변수는 여전히 코로나다. 코로나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되느냐에 따라 해외건설 동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는 확진자가 급증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만큼 건설사들도 희망적인 부분에 좀 더 기대를 걸고 있다.

◇ 위기에도 선방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올해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308억달러를 조금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으며 220억달러 수준으로 바닥을 찍은 후 다시 300억달러를 회복하며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신남방정책의 주요 대상지역이자 국내 건설사들의 새로운 수주 텃밭인 아시아에서 올해도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113억달러 수준으로 전체의 36.6%를 차지했다.

아시아 이전에 플랜트를 중심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진출지였던 중동에서도 올해는 상당량의 일감을 따냈다.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104억달러를 수주하며 아시아 지역과 함께 해외 수주 쌍끌이 역할을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역은 중남미다. 68억9000만달러 이상을 수주하며 22.4%를 차지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급증한 숫자다.

특히 사업 규모가 3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 급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멕시코 도스보카스(Dos Bocas) 정유공장 프로젝트를(37억달러, 이하 국토부 기준),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포스코건설‧현대엔지니어링)도 올 초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28억4000만달러)를 수주했다.

멕시코 정유공장의 경우, 삼성엔지니어링이 기본설계(FEED)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며 이 프로젝트 FEED를 따내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 EPC 수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파나마 메트로 공사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경쟁사보다 유리한 금융안을 제출한 것이 주효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 실장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외수주 300억달러를 회복한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 수주가 워낙 적었고, 여전히 전성기 시절인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딛고 나아갈까

내년 해외수주도 역시 코로나 그늘 영향권 아래 있다. 현 상황처럼 유행과 확산이 반복되면서 경제가 역성장 한다면 해외수주 어려움은 더 가혹해질 수 있다.

반대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가운데 코로나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 될 경우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가져볼만 하다.

손태홍 실장은 "코로나가 통제 가능해진다면 올해 바닥을 쳤던 글로별 경기가 회복되면서 해외수주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나아질 수 있다"며 "석유 수요가 늘면 국내 건설사들이 강점이 있는 플랜트를 중심으로 중동과 아시아 발주가 늘어날 수 있어 기존에 잘 하던 것을 중심으로 해외 수주를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시선도 다르지 않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제유가 안정과 코로나 진정세 등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해소된다면 내년 해외수주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자개발형(PPP)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를 지원하는 KIND(한국해외인프라지원공사)의 경우 내년 수주 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언택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IND 관계자는 "아직 입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업을 제외하면 올해 5건 정도의 수주를 기록하는 등 코로나에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며 "내년에도 올해 수준을 목표로 하며 각국 정부와 사업 협력을 위한 플랫폼 구축, 해외 협력센터를 활용한 수주 지원 등 올해 추진한 사업을 구체화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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