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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해외건설, 코로나19 확산에 '긴장'

  • 2020.03.11(수) 13:46

전년대비 두 배 가량 증가…향후 수주 대기 물량도
코로나에 글로벌 경기 위축·유가하락 변수 "예의주시"

국내 주택사업에선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시장에선 선전하고 있다. 올 들어 해외 수주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앞으로도 수주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가 다수 남아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변수다.

◇ 다시 시동 거는 해외 수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3월(11일 기준) 누적 해외 수주는 122건, 95억3825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프로젝트 건수는 19.6%, 계약 규모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 수주는 대형 건설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PLOT 3‧4)와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컨소시엄) 등을 수주했고 삼성엔지니어링도 '사우디아라비아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와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인도네시아에서 3억6000만달러(약 4280억원) 규모의 '황회수설비와 수소생산설비 설치공사'를, 삼성물산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조1500억원 규모의 발전 프로젝트를 따냈다.

전망도 나쁘지 않다. 국내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해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는 프로젝트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UAE '헤일앤가샤 프로젝트'와 카타르 'LNG 프로젝트', 중동 다운스트림 프로젝트 들이 상업입찰과 입찰결과 발표를 계획하고 있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은 350억달러 규모의 해외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성정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파이프라인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오랫동안 기다렸던 해외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아 해외수주 증가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코로나19에 글로벌 경기 위축 '변수'

이처럼 우호적 분위기가 유지되던 해외수주 시장이지만 갑작스레 대규모 먹구름이 드리웠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건설업계에선 입찰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수주 활동은 현장 근무자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입국 제한 등의 조치에도 큰 문제가 없다"며 "현재 입찰에 참여한 프로젝트 역시 길게는 1~2년 이상 준비하고 최종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 코로나19 확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국제유가도 급락하는 등 대외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까닭이다.

실제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4.6% 하락한 배럴 당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한 탓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 실장은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플랜트 분야에 강점이 있는 점을 생각하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인한 유가 하락은 해외 수주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동 국가에도 코로나19가 확산된다면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은 물론이고 새로운 발주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향후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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