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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지자체' 등에 업고 출발

  • 2021.04.07(수) 17:00

각종 인센티브에도 후보지 54곳 중 주민 제안은 8곳뿐
공공정비사업과 비교표 또 첨부…"주민동의 받기 힘들것"

정부가 2·4대책 발표 후 적극적으로 어필해 온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이 두 달여 만에 54곳의 제안을 받았다. 공공이 깊숙이 개입하는 사업 방식인 만큼 주저하던 시장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예상외의 흥행이란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후보지 대부분이 지자체가 제안한 데다 공공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 사업추진 여부를 가르는 '주민 동의 2분의1'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자체 적극 지원 힘입어 초기 흥행은 '초록불'

국토교통부가 7일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 발표와 함께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후보지 접수 결과를 공개했다. 제안 주체별로 지자체 41곳, 주민 8곳, 정비업체 등 총 51곳이다.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은 2·4대책 '3080+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에서 발표된 정책으로 LH·SH 등 공기업이 직접 시행자로 참여하는 재개발·재건축 방식이다. 

조합총회, 관리처분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고 3종·준주거의 경우 용적률을 최고 500%까지 올릴 수 있다. 특별건축구역 의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면제, 수익률 보장 등도 장점이다. 

하지만 토지등소유자 입장에선 공공에 소유권을 넘기고 시공사 선정 정도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하는듯 했다. 일부 구역들은 '공공직접시행 방식은 검토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내며 서둘러 발을 빼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공공재개발 선정 발표 자료에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비교표를 첨부하고, 공공재개발 보류지를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으로 유도하는 등 홍보에 총공세를 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집잇슈]공공재개발은 내가 할게, 공공직접시행은 누가 할래?(4월1일)

'초기 흥행'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입지조건은 우수하나 규제로 인해 자력 개발이 어려운 지역, 입지조건이 열악해 민간 참여 유도가 어려운 지역뿐만 아니라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추진 검토 지역 등에서도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제안했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자체 제안을 받은 곳은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전제, 주민 제안을 받은 곳은 공공직접시행 재건축과 공공재건축 컨설팅 결과를 같이 보내주면 여러 가지를 판단해서 결정하겠다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시행할 경우 자력 개발이 어려운 지역은 용도지역, 법적상한용적률 등을 상향해 사업성을 개선하고, 공공디벨로퍼의 전문성·공정성을 접목해 주민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민 동의'가 관건이라니까..

다만 실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을 제안한 후보지 51곳 중 주민 제안은 8곳(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지자체가 제안한 곳이라 주민 동의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토지등소유자 10% 이상이 동의해야 후보지 선정 대상이 되고, 선정 이후에도 정비계획 변경을 위해선 토지등소유자 '1/2'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대부분 지자체가 신청했다는 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게 아니라 구역 내에서 정비사업 민원이 있는 곳들 위주로 지자체장이 사업 제안을 한 것"이라며 "사업 구조 자체가 남의 땅을 갖고 공공이 주도하겠다는 거라 거부감이 있고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징구를 위한 징구 주체, 기간, 비용 부담 등에 대한 명확한 업무지침도 없어서 성공하긴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주민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선 인센티브를 추가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의 직접시행을 위해서는 사업대상지 주민들이 각자의 소유토지를 신탁하는게 선행돼야 하는데 이게 가장 어렵다"며 "선례도 없고 인센티브도 다소 추상적인 상황에서 본인의 재산을 그대로 맡기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건은 동의율인데 동의율 상향을 위해 인센티브 등의 조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시장 선거 결과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시장 유력 후보자들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예고한 만큼 이후 민간 주택사업이 활기를 되찾으면 공공주도 개발에 관심을 보이던 지역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는 주민 제안의 경우 컨설팅 결과를 4~5월중 제시하고 주민 동의 10%를 거쳐 7월중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민간·지자체 제안의 경우 이달 중 구역 내 조합 등의 참여 의향을 파악한 다음 컨설팅 실시, 6월중 컨설팅 결과를 제공한다. 이후 주민 동의 10%를 거쳐 8월 중 후보지 발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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