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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현대엔지니어링의 모듈러 10년…"20층 이상도 거뜬"

  • 2022.08.09(화) 06:20

[모듈러주택이 뜬다]
김양범 현엔 스마트컨스트럭션실 책임매니저 인터뷰
2012년부터 모듈러 사업…'신기술·사업경험' 확보
20층 이상·30평대 4베이·비주택 등 사업다각화

"싱가포르의 40층짜리 모듈러 건축물을 보러 갔는데 4베이, 5베이 등 기존 아파트와 평면 구성이 똑같았다. 기존 아파트와 다를 게 없으니 소비자에게 모듈러 건축물이라는 점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국내에선 '컨테이너' 이미지가 강한 모듈러 주택이 해외 선진국에선 전혀 다른 취급을 받고 있다. 탈현장화(OSC)로 공사 기간을 앞당기면서 비용, 환경 폐기물, 안전 사고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강점이 부각되며 주택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40~50층 내외의 모듈러 건축물도 찾아 볼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같은 건설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을 10년 전에 포착하고 일찍이 모듈러 건설 산업에 뛰어들었다. 참여 중인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나아가 고층화, 평면 다양화 등을 통해 기존 콘크리트 아파트 못지 않게 주거 품질을 높여나가겠다는 목표다. 

비즈니스워치가 2012년부터 현대엔지니어링 모듈러 사업에 참여한 김양범 현엔 스마트컨스트럭션실 책임매니저(건축사) 인터뷰를 통해 모듈러 사업 현황과 시장의 앞날을 살펴봤다.  

김양범 현대엔지니어링 스마트컨스트럭션실 책임매니저(건축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건설 패러다임 변화에…'모듈러' 잡자!

모듈러 공법은 별도의 공장에서 건축물의 70~80%를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해 건설하는 방식으로, 기존 철근 콘크리트 건축과 달리 주요 구조부가 스틸이다.▷관련기사:[모듈러주택이 뜬다]①집도 레고처럼 조립한다(8월2일)

국내에선 지난 2003년경 도입돼 막사, 기숙사, 학교 등 비주택에서 주로 활용하다가 최근 공동주택으로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서 모듈러 공법이 주목받기 전인 2012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양범 책임매니저는 "건설 산업의 낮은 생산성, 전문인력 부족, 안전 문제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려면 모듈화로의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며 "경영진 차원에서 모듈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일찍 투자를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R&D(연구&개발)을 지속해 모듈러 건축 관련 건설신기술과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서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13층·106가구) △가리봉동 시장부지 복합화 공공주택 사업(12층·246가구) 등 대형 국책 과제 3건에 참여 중이다.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은 국내 첫 중고층 모듈러 사업이고 가리봉동 복합화 사업은 서울 내 200가구 이상의 최대 규모 모듈러 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1월 착공한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은 최근 모델하우스 품평회를 열기도 했다.  

김 책임매니저는 "앞서 서울 강서구 가양동, 천안 서북구 두정동에서 국책 사업으로 모듈러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보다 질적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특히 기존 공동주택 모델하우스와 차이가 없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대중들의 인식은 '모듈러 주택=컨테이너'에 멈춰 있다는 점이 넘어야 할 산이다. 

그는 "최근 곳곳에서 모듈러 임시 학교를 설치하려는 시도가 많았는데 내진, 화재 등 구조적 안전성을 염려하며 반발하더라"며 "모듈러 건축물은 오히려 구조물이 가벼워서 내진에도 좋고 내화 등도 법규에 맞춰 시공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데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모듈러 주택의 상품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책임매니저는 "국내서 모듈러 주택은 임대주택 이미지가 강해서 이번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은 내부 마감재 등을 공동주택 수준으로 맞췄다"며 "계속해서 주거 성능을 더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 모델하우스 품평회에 전시한 모듈과 내부 유니트 등./현대엔지니어링

모듈러 주택, 더 크고 더 높게 짓는다

'주택'으로써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아파트 수준으로 고층화, 평면 다양화에도 나선다. 

용인영덕 행복주택 실증 사업이 그 첫걸음이다.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엔 50층 내외의 고층 모듈러 건축물이 다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선 고층 건물 준공 사례가 없다.

건축법에 따라 13층 이상 건물은 내화 기준(불이 나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3시간으로 맞춰야 하는데 모듈러 주택의 경우 이에 따른 면적 축소, 비용 증가, 대형 크레인 부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용인영덕 행복주택을 발판 삼아 향후 20층 이상 고층 건물을 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책임매니저는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도 20층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지만 아직 시공 경험이 없어 정밀성 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용인영덕 행복주택 준공 경험이 발판이 돼서 향후 20층~30층 이상 고층 건물을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모듈러 고층화에 대한 국책과제가 진행될 예정인데 통상 국책과제 기간이 3~5년 정도 진행되므로 실증기간까지 포함하면 2030년 정도면 대형 평면의 고층 모듈러 주택도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원룸 형태에서 벗어나 평수를 넓히고 평면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싱가포르의 40층짜리 모듈러 건축물을 보고 왔는데 4베이, 5베이 등 기존 아파트와 평면 구성이 똑같아서 소비자들에게 모듈러 주택이라고 따로 설명하지도 않더라"며 "국내서도 20평대~30평대로 평면을 넓히고 베이 구조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추이에 따라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오피스나 호텔 등 사업영역 확장을 비롯해 자체 공장 운영, 해외사업 진출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양범 현대엔지니어링 스마트컨스트럭션실 책임매니저(건축사)./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OSC 전환? '인센티브+규제완화' 있어야 

그는 OSC(탈현장화) 공법이야말로 건설 산업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인 모듈러 건축을 '새 먹거리'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책임매니저는 "건설업은 수십년간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은 유일한 산업군"이라며 "인건비 상승, 전문인력 감소 등에 따라 OSC 공법이 확대될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불거진 안전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에도 전국 곳곳에서 공사 현장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때다. 

그는 "전문 인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해외 인력이 국내를 거의 잠식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 생산성,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모듈러 공법은 현장에서 이뤄지던 모든 작업을 공장으로 대부분 옮기면서 공기간 단축되고 현장 사고 위험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공장에서 규격화해서 작업하니 폐기물이나 탄소 배출도 절감할 수 있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도 강조했다.

김 책임매니저는 "아직까지 공공사업 위주인 모듈러 시장이 민간까지 확대되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 및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 일환으로 △기본형건축비에 따른 모듈러 건축의 발주금액 가산비율 인정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대비 건폐율 및 용적률 인센티브 부여 △내화관련 제도 보완 △공공사업 추진 시 모듈러 적용 의무비율 설정 △친환경 관련 인증에서 모듈러 공법에 대한 배점항목 생성 등을 언급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기술+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모듈러 시장을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더 나아가서는 건설의 '시공 무인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김 책임매니저는 "사우디의 스마트시티 사업인 '네옴 시티'도 모듈러 공법으로 조성을 검토하는 등 이젠 세계적으로 건설 과정에서도 스마트를 추구하고 있다"며 "미리 확보한 신기술과 사업 경험을 통해 국내 모듈러 시장을 선점하고 나아가 건축, 플랜트 등 전 건설에서 OSC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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