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하는 등 재해취약주택 거주자의 안전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정부가 쪽방·고시원·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 해소대책을 마련했다.
재해취약주택은 우선 매입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고 매입이 어려운 주택은 침수방지시설, 여닫이식 방범창 설치 등 안전보강 비용을 지원한다.
비정상거처 거주자를 대상으로 연 1만 가구 이상의 공공임대주택 우선공급을 확대하고, 민간임대 이주를 희망할 경우 3000가구 이상의 전세보증금 무이자 대출 지원에 나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재해취약주택의 주거 환경을 장기적으로 상향시켜야 한다"며 "모든 비정상 거처들이 주민 의사와 지자체의 실정을 반영해 체계적·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연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반지하 주택 20만1000가구 중 20%(4만1000가구)가 침수위험지역 소재 자치구에 입지해 거주자들이 재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럼에도 직주 근접한 도심 등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2~4인 가구가 거주 가능한 평형 등에서 살 수 있어 서민·취약계층 등의 수요가 높다.
실제로 LH 반지하 공공임대 거주 1800가구 중 79.4%가 타지역 공공임대로의 이전을 거절했다. 아울러 비정상거처 등 재해취약주택 거주자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이주 지원을 확대해 왔으나 근본적 해결엔 한계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이에 국토부는 재해 우려 구역에 대해 개보수 및 정상 거처 이주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재해취약주택은 우선 매입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하고, 지하 등은 커뮤니티 시설로 용도변경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매입이 어려운 주택은 침수 방지시설, 여닫이식 방범창 설치 등 안전 보강· 비용을 지원한다.
재해우려주택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공공·민간 이주도 지원한다.
비정상 거처 거주자에 대해 공공임대 우선 공급을 지난해 6000가구에서 연 1만 가구 이상(보증금 지원)으로 확대한다. 도심 내 주거 취약계층 지원 확대를 위해 도심 신축 매입 약정 물량도 2017~2021년 3만9000가구에서 2023~2027년 15만 가구로 확대한다.
민간 임대 이주를 희망하는 경우 전세보증금 무이자 대출 지원을 신설해 3000가구 이상 지원한다. 공공만으로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제약 등을 감안해 매입형 등록임대 제도 정상화 등 공급 촉진도 연말에 추진한다.
주거급여 지원대상과 금액을 확대하고 이주 상향 시 보증금 외 이사비, 생필품 등도 패키지로 지원한다.
또 재해위험지역 정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해 취약 주택 밀집 지역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특히 용적률 상향, 방재시설 설치지원 등을 통해 정비사업 여건 개선을 추진한다.
다만 재해취약 주택에 대한 인허가 제한 강화 여부는 주거복지망 확대 여력, 주거취약계층 수요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자체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재해 취약 주택 거주자 주거지원 종합 방안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도 이날 "재해취약주택 신축을 억제해 나가야 된다는 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동일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