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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자이, 한달새 중도금대출 금리 올랐다고? '부글부글'

  • 2023.04.12(수) 14:32

[분양 흥정시대]대출기관 변경 과정서 가산금리 올라
시공사·조합이 결정…이자 내는 일반분양자는 몰라
민원 폭증에 금감원 "금융기관 선정 절차 조사중"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 금리가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변경됐습니다.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조합·건설사·은행이 결정하면 수분양자는 고금리로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기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철산주공 8·9단지 재건축)를 분양받은 A씨는 최근 중도금 대출 금리를 안내받고 깜짝 놀랐다. 12일 기준 금리가 연 5.47%에 달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로 내린 점을 고려하면 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2월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기관이 바뀌며 가산금리가 올랐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 불만이 커지고 있다. A씨를 비롯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일반분양자들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 시국에 가산금리 인상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는 지난 3월 중도금 납입 한달여를 앞두고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 가산금리가 2.4%라고 일반분양자들에게 공지했다. 최종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값으로 정해진다. 12일 기준금리(코픽스 신잔액)는 3.07%로 현재로선 금리가 5.47%에 달한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다른 단지에 비해 가산금리가 과도하다는 게 일반분양자들의 주장이다.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와 하루 차이로 분양한 광명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의 경우 가산금리가 2.13%로 소폭 낮다. 한 달 일찍 분양한 장위자이 레디언트(1.3%)와는 1%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수분양자들의 불만이 커진 데는 중도금 대출 조건이 한 차례 바뀐 사실을 대출 계약 후 우연히 알게 되면서다. 시공사인 GS건설과 조합은 지난 2월 중도금 대출 금융기관을 기존 신한은행과 경남은행 2곳에서 신한은행과 부산은행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계약 조건도 바뀌었다. 금리가 '기준금리(신규취급액 코픽스)+가산금리 1.9%'에서 '기준금리(신잔액 코픽스)+가산금리 2.4%'로 변경됐다.

GS건설이 2월14일 조합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2022년 8월19일 대의원회에서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은행을 선정한 바 있지만, 이후 금융시장의 변화와 금리 변동에 따라 기존 은행과 계약체결이 불가해 변경됨을 알려드린다"고 나와있다.

당시에는 신규취급액 코픽스(4.29%)와 신잔액 코픽스(2.92%)의 차이가 컸고, 이 기준이 바뀌면서 대출금리는 6.19%에서 5.32%로 낮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문제는 가산금리가 인상된 점이다.

A씨는 "현재 방식은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할 경우 변동성이 작고 가산금리가 높아 은행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며 "현시점으로도 타 단지와 이자 차이가 큰데, 앞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최소 1% 이상 격차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철산자이 헤리티지 일반분양자들이 중도금대출 금리 관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 사진=광명 철산 자이 더 헤리티지 계약자 카페 갈무리, 독자 제공

금감원에 민원제기…중도금대출 금리 불만 커져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 기관 변경은 시공사인 GS건설과 재건축조합, 은행 간에 이뤄졌다. 실제 이자를 내야 하는 일반분양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이에 뒤늦게 조합과 시공사에 항의했고, 지금까지 일반분양자 300명 이상이 대출금리 산정 절차와 공정성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조합 측은 기존에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을 계획한 은행에서 계약을 거절해 금융기관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가산금리가 오르긴 했지만 최근 금융시장을 고려했을 때 최선이라는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작년 8월 일반분양 중도금 대출 기관을 선정했는데, 해당 은행이 당시 조건으로는 계약이 불가하다고 해 금융기관을 부득이하게 변경했다"며 "대의원회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변경한 것이며 일반분양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관련 민원에 대해 조사 중이다. 신한은행, 부산은행 등 중도금 대출 담당 기관에 가산금리 관련 소명을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기관 선정에 있어 재입찰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도금 대출 금리 산정 방식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도금 집단대출의 경우 비교적 리스크가 크지 않은 대출로 여겨진다. 특히 시공사에서 보증하거나 서울과 수도권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입지의 분양단지는 다른 개인 대출에 비해서도 리스크가 덜한데 높은 가산금리를 무는데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별한 규제 없이 은행과 사업자 측의 합의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단지별, 지역별 편차가 커지면서 금리인상기에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입김'에 금리를 낮춘 사례까지 나오면서 '고무줄' 금리에 대한 수분양자들의 불만은 증폭했다. ▷관련 기사:[집잇슈]중도금 대출 허용해도…6~7% 금리 '허들'(3월21일)

지난달 3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게시된 '중도금 가산금리 인하 및 시스템 개편에 관한 청원'은 11일 오후 기준 3만1000건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국회에 접수된다.

청원인은 "수분양자는 금리 비교도 없이 이자를 고스란히 납부해야 한다"며 "정부가 중도금 금리책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가산금리가 조정될 수 있도록 살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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