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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재건축 Yes or No]①여의도·목동에 잇단 '신탁 바람'

  • 2023.10.02(월) 08:00

신탁 방식 대세?…여의도 7개 단지서 신탁사 선정
목동선 한국자산신탁·토지신탁·KB부동산 '예비신탁자'로

재개발 재건축은 속도가 생명이다. 그러려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소유주들의 협조를 받아야 해 쉽지 않다. 전문 인력이 있는 신탁사가 시행·대행한다면 어떨까. 조합의 비리 등 근본적인 부작용에서 벗어나 사업을 신속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다. 최근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지역에서 신탁 바람이 부는 이유다. 그러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공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마냥 쫒아가기엔 불안감이 크다. 비즈워치가 신탁 재건축의 장·단점과 성공 조건 등을 살펴봤다.[편집자]

서울 정비사업에서 신탁방식을 선택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기존에 조합 방식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공사비가 증가하고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신탁 방식이 더 효율일 거라는 판단에서 신탁방식을 선호하는 정비사업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여의도와 목동에서 신탁 바람이 거세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여의도 16개 단지 중 7곳, 목동 14개 단지 중 4곳에서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한다. 재건축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목동에서는 예비신탁자를 선정해 양해각서(MOU)를 맺고 사업 초반부터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여의도 7개 정비사업장서 신탁사 지정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에 따르면 9월 20일 마감한 시공사 선정 입찰에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양아파트는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의도 정비사업장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 ▷관련기사: 여의도 한양·공작아파트 시공사 선정 희비 갈린 까닭(9월25일)

재건축 사업 방식은 '조합 방식'과 '신탁 방식'으로 나뉜다. 조합방식은 소유주들이 조합을 설립해 재건축을 추진한다. 반면 신탁 방식은 신탁사에서 정비사업을 주관하면서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정비구역 지정과 정비계획, 사업계획을 동시에 수립할 수 있다. 이에 기존 조합방식 대비 정비사업 소요 기간이 2~3년가량 줄어든다.

여의도 2호 사업지로 꼽히는 공작아파트에는 대우건설만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입찰에 유찰됐다. 공작아파트 사업시행자인 KB부동산신탁은 지난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재입찰 공고를 냈다. 

그 외에도 광장(3~11동)·수정·시범 등 3곳은 한국자산신탁, 삼익은 한국토지신탁, 은하는 하나자산신탁을 각각 신탁사로 정했다. 여의도에서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16개 단지 중 7곳이 신탁 방식을 선택한 셈이다. ▷관련기사: [집잇슈]여의도·목동 등 신탁 재건축이 답일까?(6월1일)

서울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 주요단지/그래픽=비즈워치

 

목동, 남들보다 빠르게 '예비신탁사'로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은 예비신탁사를 속속 선정하는 분위기다. 한국자산신탁은 8월 31일 목동 11단지 재건축사업 예비신탁사로 선정되면서 재건축사업 준비위원회(재준위)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목동 11단지는 9단지와 함께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단지다. 9단지와 11단지의 예비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이 정밀안전진단부터 정비구역 지정,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등을 주도할 예정이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 신탁 방식을 함께 적용하면서 재건축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목동 11단지 재준위 관계자는 "신탁 방식을 적용하면서 공사비 폭등과 주민 갈등 등 정비사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의 신속통합방식과 신탁방식을 함께 적용, 재건축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목동 신시가지 중 가장 규모가 큰 14단지는 KB부동산신탁을, 목동 10단지는 한국토지신탁을, 목동 9단지는 한국자산신탁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월시영도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컨소시엄을 예비신탁자로 선정했다. 목동 7단지와 13단지도 신탁방식과 조합방식을 저울질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예비신탁자 선정, 왜?…사업장·신탁사 윈윈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는 시점은 통상 정비구역 지정 후다.

정비사업은 보통 △안전진단 △정비구역 지정 △조합설립(신탁방식에서의 사업시행자 지정)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 및 철거 순으로 진행된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조합설립 동의요건(동별 소유자 과반수·전체 소유자 4분의 3) 이상을 충족할 때 신탁업자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다. 

그러나 목동 4개 단지는 조합설립 이전에 안전진단과 정비구역 지정 등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예비신탁자를 선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신탁사 입장에서도 남들보다 빠르게 정비 사업장에 깃발을 꽂을 수 있어 '윈윈'인 셈이다.

지난 8월엔 서울 서초구 삼풍아파트에서도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컨소시엄을 예비신탁자로 선정했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조합 설립 이전에는 신탁사와 계약을 체결할 대상이 없어서 신탁자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할 수 없다"며 "(추진위나 재준위가)예비신탁사와 양해각서(MOU)를 맺어두면 사업시행자 지정할 때 우선협상 대상자가 되고 사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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