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을 인상하면 세수입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본이 해외로 유출돼, 결국 세수입이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법인세 인상이 자본유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정치권에서 발의한 법인세율 3% 인상안을 시행할 경우 외국인 직접투자(FDI) 순 유출액이 약 29조3000억원에 달하고, 이에 따라 세수입이 5조2803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 16일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의 대기업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상향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입법발의했다.
연구원은 "법인세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국내 모회사에서 해외 자회사로의 소득이전이 2.25%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한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외국 다국적기업은 한국의 법인세율이 외국보다 1%포인트 높으면 외국 모회사에서 한국 자회사로의 소득이전이 1.3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법인세율이 오르면 국내에서는 자본이 빠져나가고, 해외에서는 자본이 덜 들어온다는 결론이다. 연구원이 분석한 소득이전율을 2015년 FDI(외국인직접투자) 실적에 대입하면, 법인세율 3%포인트 인상할 경우 외국 다국적 기업이 한국 소재 자회사로 이전하는 소득은 약 8조원 줄어들고, 한국 다국적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 이전하는 소득은 약 21조3000억원 증가해, 결국 29조3000억원의 자본이 유출된다.
연구원은 29조3000억원의 자본유출 규모에 법인세 실효세율을 적용한 결과 최대 5조원이 넘는 세수입 감소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국내 법인세의 실효세율(각종 감면혜택을 뺀 실제 적용 세율)은 기관마다 다르게 계산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가 계산한 실효세율(국내법인 17.2%, 외국법인 20.1%)을 적용하면 세수감소폭이 5조2803억원, 국회예산정책처가 계산한 실효세율(국내법인 14.2%, 외국법인 12.9%)을 적용하면 세수감소폭이 4조597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법인세율을 3% 인상할 때 세수입이 3조원 증가한다는 정치권 입법안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세수입 감소폭이 1조원에서 2조3000억원에 이른다"며 "법인세율 인상방안은 세계경제가 글로벌화 디지털화되면서 자본의 국제간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은 감안하지 않은 단순한 계산"이라고 평가했다.
▲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