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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변호사 쓰면 재판에 더 불리

  • 2016.07.04(월) 16:02

[상반기 택스랭킹]⑥과세당국과 대리인들
국세청 대리인 미선임시 승소율이 평균보다 높아

과세관청이 자체 인력만으로 소송에 임했을때보다 변호사를 선임했을 때의 승소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기관의 한정된 예산때문에 주로 법리공방이 치열한 사건에서 대리인을 선임했지만, 소송을 제기한 기업들이 대형로펌으로 맞서면서 승소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4일 비즈니스워치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선고된 세금소송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세청의 기업 세금소송 승소율은 55%이지만 이 중 국세청이 법률대리인을 선임한 경우의 승소율은 43%에 불과했다. 대리인 없이 국세청 자체 송무인력으로만 대응한 소송에서는 승소율이 60%로 높았다.

국세청은 상반기 선고된 세금소송 85건 중 23건에서 법률대리인을 선임했는데, 이 중 43%인 10건에서만 승소했다. 반대로 국세청이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자체 송무인력으로만 수행한 사건은 62건인데, 이 중 60%인 37건에서 승소했다.


# 한정된 예산으로 대응하는 한계..대형 로펌 만나면 패소확률 ↑

변호사를 선임하는 이유는 재판에서 이기기 위함인데, 국세청은 왜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에서 승소율이 낮을까.

국세청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모든 소송에서 대리인을 쓸 수 없다. 자연스럽게 까다로운 사건에만 대리인을 선임하게 되는데, 상대방 변호인단이 화려해지면 법정싸움에서는 불리해진다"며 "수임료가 비싼 대형 로펌은 더욱 쓰기 어렵기 때문에, 대리인을 선임한 소송에서 오히려 승소율이 낮아지는 결과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세청이 대리인을 선임한 사건에서 기업측의 대리인은 대부분 대형로펌이었다.

국세청이 대리인을 선임하고도 패소했던 13건의 사건 중 12건의 기업측 대리인이 이른바 5대 로펌으로 꼽히는 대형 로펌이었다. 김앤장에게 4번 패했고, 율촌에 3번, 태평양에 2번 패소했다. 광장과 세종의 합작팀(공동대리)에 패하기도 했다.

이에 맞섰던 국세청 대리인들은 법무법인 동인, 디카이온, 세령, 대륙아주, 랜드마크, 율정 등이다. 국세청이 대형로펌인 광장과 세종을 대리인으로 선임하기도 했지만, 납세자 측 대리인으로 나선 율촌이나 개인변호사에게 패했다.


# 중소로펌 상대로는 자체인력으로 승부

국세청이 대리인 없이 승소한 사건들을 보면, 대리인 선임의 기준이 좀 더 드러난다. 국세청은 주로 중소 로펌이 기업측 대리인으로 나서는 소송에서는 대리인 선임을 하지 않고, 자체 송무인력으로 스스로를 변호했다.

국세청이 자체 송무인력으로 대응해 승소한 37건의 세금소송에서 상대방이 5대 로펌에서 대리했던 사건은 8건에 불과했다. 필립모리스브랜즈 에스에이알앨과의 증권거래세 소송이나 코데즈컴바인 법인세 소송, 팬택 법인세 소송 등에서 김앤장과 광장 등을 꺾기도 했지만, 나머지 다수의 소송에서는 개인변호사나 중소 로펌을 상대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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