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아낄 수 있는 '꿀팁'을 전문가들이 직접 소개합니다. 복잡한 세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 궁금한 내용만 쏙쏙 전해드립니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절세 전략을 찾아보세요. [편집자]
귀농할 때 주어지는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농지나 귀농주택의 위치, 면적, 가격 등 제법 까다로운 요건들을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귀농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이러한 요건들을 갖추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세금혜택을 놓치기도 쉽습니다.
어떻게 하면 혜택을 최대한으로 챙기면서 귀농에 성공할 수 있을지 농어촌 부동산세무 전문가인 이종훈 세무사(이종훈 세무회계사무소 대표)에게 귀농 세금문제를 직접 물어봤습니다.
▲ 이종훈 세무사. 사진=이상원 기자 |
- 다주택자면 귀농주택을 마련해도 양도세 혜택 못 받나
▲ 귀농주택 양도소득세 혜택은 귀농주택에 대한 혜택은 아니고 귀농할 때 기존 주택을 파는 경우 1세대 1주택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입니다. 1세대 1주택 특례이기 때문에 다주택자인 경우에는 귀농하더라도 기존주택에 대한 양도세 특례를 받을 수 없어요.
- 도시지역이면 귀농주택이 아니라는데
▲ 우선 수도권이 아닌 곳에 귀농주택을 취득해야 하고요. 수도권 밖인 경우에도 읍지역과 면지역에 해당해야 하는데요. 읍지역 중에서도 도시지역으로 구분된 곳은 안됩니다. 행정구역이 '읍·면'이더라도 '면'인 경우에는 귀농주택 혜택을 무조건 받을 수 있지만 '읍'인 경우에는 도시지역인지를 미리 확인해봐야 합니다. 해당 행정구역이 도시지역인지 여부는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토지이용규제정보서비스에 접속해서 검색하거나 민원24에서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을 떼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농지 규모가 작으면 귀농주택 특례를 못 받나
▲ 귀농하더라도 농지면적이 귀농주택 특례요건인 1000㎡(303평)보다 작은 경우에는 귀농주택 양도소득세 특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조세특례제한법의 농어촌주택 특례는 받을 수 있으니 확인해 보고 혜택을 챙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조특법상 농어촌주택도 농어촌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보유하고 있던 일반주택을 양도할 때 농어촌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여부를 판단합니다.
특히 조특법의 농어촌주택은 소득세법상 농어촌주택과 달리 농지를 소유하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농지면적 조건이 없기 때문에 귀농보다는 귀촌에 대한 혜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조특법상 농어촌주택 특례 조건은
▲ 읍·면 구분 없이 도시지역, 지정지역, 허가구역, 관광단지가 아닌 곳으로 수도권 밖에 있어야 합니다. 또 인구 20만명 이하의 시지역에 속한 동(洞) 소재주택도 해당됩니다. 수도권 중에서도 경기도 연천군과 인천 옹진군(접경지역특별법상 접경지역)은 특례대상이 됩니다. 또 농어촌주택은 기준시가 2억원(한옥은 4억원)이하면 됩니다. 대지면적은 660㎡(200평)이하로 귀농주택과 동일합니다.
- 농지의 범위는
▲ 영농뿐만 아니라 영어(漁)도 다 포함이 되고요. 영농의 경우 약초나 임산물 재배 등도 농업으로 볼 수 있어요. 세법에는 농지라고만 표현이 돼 있지만 실질과세원칙에서 논, 밭, 임야 등 영농활동을 하는 토지는 모두 농지로 해석됩니다.
- 귀농주택 취득시 주의할 점은
▲ 농지와 가까운 지역의 주택을 취득해야 합니다. 읍이나 면의 행정구역이 같거나 경계로 붙어 있는 행정구역만 인정이 되죠. 집을 새로 지어서 들어갈 경우에는 주택을 지을 토지의 용도도 신경써야 하는데요. 시골에서 밭을 사서 그 위에 집을 지을 때는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마을 중간에 있는 논밭이라면 전용허가가 쉽게 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전용허가가 어려울 수 있어요.
게다가 허가가 나더라도 농지전용에 따른 농지전용부담금도 부담할 수 있습니다. 토지의 종류에 따라 좀 다르지만 기준시가의 30% 수준으로 부담금이 적지 않아요. 영농인의 주택은 전용부담금이 면제되는데 영농인으로 인정 받는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또 기존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로 귀농주택을 취득하는 경우에는 면제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 농가주택을 상속 받은 경우에도 귀농주택인가
▲ 귀농주택에 대한 양도세 특례를 적용할 때 취득의 원인은 따지지 않습니다. 다만 상속받은 경우에는 귀농주택보다는 상속 농어촌주택으로 혜택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귀농주택은 기존주택을 5년 내에 처분해야 하는 제한이 있지만 상속받은 농어촌주택은 기존주택 처분 기간에 제한이 없거든요. 언제 팔든지 양도세가 면제됩니다.
- 귀농 했다 이농하는 경우는
▲ 농촌을 떠나면서 남겨 둔 이농주택도 농어촌주택과 같은 혜택을 받습니다. 일반주택을 팔 때 이농주택을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는 혜택이 있어요. 시골주택은 잘 팔리지 않아서 계속 보유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도시로 가서 새로 취득한 주택을 되팔 때 이농주택 때문에 2주택이 되면 억울할 수 있기 때문에 2주택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죠. 귀농해서 농사짓던 토지도 농사 지은 지 8년이 넘었다면 자경농지로 인정받아서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양도세를 1년에 1억원, 5년에 2억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어요.
- 귀농 후 농가소득에도 세제혜택이 있나
▲ 작물재배업, 그중에서도 벼나 보리, 밀 등 식량작물은 수입금액(매출)에 제한없이 전액 소득세가 비과세됩니다. 식량작물이 아니더라도 수입금액 10억원까지는 비과세죠. 또 농가에서 부수입으로 얻은 소득도 비과세되는데요. 농가부수업이라고 부르는데, 귀농주택을 휴가철에 민박으로 내주는 경우나 특산품 판매소득 같은 것도 비과세되는 농가부수입이에요. 물론 대놓고 숙박업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과세대상이 됩니다. 숙박업으로 등록했는가가 기준이 아니라 집 전체를 민박용으로 사용하는 등 실질적으로 사업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과세대상이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