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아낄 수 있는 '꿀팁'을 전문가들이 직접 소개합니다. 복잡한 세법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 궁금한 내용만 쏙쏙 전해드립니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절세 전략을 찾아보세요. [편집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나와 있는데요. 세제지원도 그 중 하나죠. 하지만 이런 혜택들을 잘 몰라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소규모 영세자영업자일수록 혜택은 많지만 본인이 몰라서 못 챙기는 경우가 많다는데요. 자영업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정부지원에 대해 김철훈 세무사(누리세무그룹 대표)와 함께 정리해 봤습니다.
- 창업단계부터 세제혜택이 있다는데…
▲ 창업단계에서 대표적인 것이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입니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에서 창업하는 경우 개인사업자에게 사업소득세(법인은 법인세)를 5년 동안 전액(100%) 감면해주는 파격적인 혜택인데요. 기본적으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외에서 창업하는 경우에만 혜택이 있지만, 창업자가 청년인 경우에는 수도권 내에서 창업하더라도 50%를 감면받을 수 있습니다. 청년(만15~34세)이라면 서울 명동에서 창업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죠.
- 혜택이 큰 만큼 요건이 까다로울 것 같다
▲ 청년혜택은 창업당시 연령 기준에 맞아야 합니다. 군복무기간이 있는 경우 최대 6년까지는 연령 제한에서 빼주고요. 법인으로 창업하는 경우에는 창업자가 지배주주나 최대출자자여야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특히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에는 업종제한도 있는데요. 제조업과 건설업 등 32개 업종에서만 혜택이 있습니다. 창업자가 몰리는 음식점업은 포함돼 있지만 유통 쪽인 도·소매업은 제외됩니다.(조세특례제한법 제6조 3항 참조)
하지만 지역 제한인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생각보다 좁습니다. 경기도에서도 수원, 김포, 파주, 포천, 양주, 동두천, 남양주(일부), 안산, 군포, 오산, 용인, 안성, 화성, 평택 등은 과밀억제권역이 아니고요. 인천광역시도 강화·옹진군뿐만 아니라 서구 일부 동과 인천경제자유구역, 남동공단 일대는 100%감면이 가능한 지역이죠. 창업계획 단계부터 창업할 지역을 잘 따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는 어떤가
▲ 창업 이후 운영단계에서는 더 다양한 세제지원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연매출 10억원 이하의 사업자에게 주는 신용카드 등 매출세액공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카드매출세액공제는 단순하게 개인사업자가 발생시킨 신용카드나 현금영주증 매출(공급대가)의 1%를 부가가치세액에서 직접 빼주는 혜택인데요. 최대 500만원까지 가능하던 이 혜택이 올해부터는 1000만원까지 늘었어요. 게다가 간이과세자들은 매출세액공제율이 업종별로 1.3~2.6%(음식점·숙박업)까지 올라가니까 부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죠.
음식점 등 면세 농축수산물을 구입하는 업종의 경우 의제매입세액공제라고 해서 일정비율로 부가세 부담을 줄여주는 혜택도 받을 수 있는데, 이것 역시 올해부터 공제한도가 5%p씩 늘었어요. 개인사업자의 경우 공제대상이 과세표준의 45~60%에서 50~65%까지 공제대상이 확대됐어요. 카드매출세액공제와 의제매입세액공제까지 다 받고 나면 간이과세자는 사실상 낼 부가가치세가 없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 혜택을 좀 더 잘 받는 방법도 있나
▲ 카드매출세액공제는 부가가치세 혜택이다 보니 상반기와 하반기 신고 때 나눠서 공제받게 되는데, 연간 한도가 1000만원(2018년까지 50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까닭에 보통은 상하반기로 나눠 절반씩 받는데요. 하지만 상반기에 절반을 공제받고 하반기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폐업하게 되면 남은 공제를 못 받는 경우가 있어요. 만약 매출이 특정기간에 몰리는 계절성이 있는 사업을 한다거나 하반기에 사업전환 및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면 상반기에 공제를 몰아서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 올해 늘어난 혜택이 많은 것 같다
▲ 최근 자영업자들이 어렵다고 해서 지원책이 늘고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중 영세 간이과세자들의 경우 작년까지는 연매출이 2400만원 이하이면 부가가치세 납부의무 자체를 면제해주고 있었는데요. 올해부터는 3000만원 이하로 면제대상도 늘었어요.
- 일자리 관련한 지원책도 늘었는데
▲ 아무래도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문제로 불만이 많아서 일자리안정자금 등 고용과 임금 관련 지원책도 많아졌어요. 일자리안정자금은 5인 이하 사업장의 월급여 210만원 미만(최저임금의 110% 이상에 한함) 근로자에 대해서 1인당 인건비 인상분을 월 15만원(5인 이상 사업장은 월 13만원)까지 보전해주는 제도입니다.
여기에 두루누리 지원이라고 해서 신규채용에 가장 걸림돌이었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을 지원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4인 이하 사업장은 보험료의 90%, 5~9인 사업장은 보험료의 80%를 지원하죠.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경우에는 건강보험료도 50%를 지원받아요.
실제로 최근에 제가 상담한 사례가 있는데요. 이분이 신규채용을 하고도 4대보험도 가입하지 않고 최저임금도 못 맞춰 주던 분이었어요. 당연히 신고도 제대로 못 했죠. 하지만 임금을 최저임금의 110% 이상으로 올려주고 4대보험도 가입하는 대신 월 15만원의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고,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을 사업주 본인 것을 포함해서 80%를 줄이고, 건보료도 50%를 지원받아서 임금을 올려주고도 이전보다 지출을 크게 줄였습니다.
- 사업자나 근로자가 직접 받는 지원금은 소득세 부과대상인가
▲ 아쉽지만, 사업장과 관련해 국가보조금(일자리안정자금 등)을 수령하게 되면 종합소득세 신고시 수입금액에 포함해야 합니다. 보통은 잡이익 계정으로 처리해서 신고하죠.
- 그밖에 챙길만한 혜택들
▲ 직원 없이 사업장을 운영하는 1인 자영업자들은 기준보수 등급에 따라 본인의 고용보험료를 30%~50%까지 3년간 지원받을 수 있으니 챙겨봐야 합니다. 또 서울시를 시작으로 확대되고 있는 제로페이 사업도 있는데요. 제로페이 가맹점으로 등록하면 매출액에 따라 카드수수료를 0~0.5%로 낮출 수 있습니다.
▲ 사진=이상원 기자 lsw@ |